몰려드는 수준급 외국인선수들, 달라진 韓야구 위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18 14: 30

젊고 가능성있는 수준급 외국인선수들이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2013년 한국프로야구에서 뛸 19명의 외국인선수가 모두 확정됐다. 그 중 새롭게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선수는 모두 9명. 이들의 평균 연령은 29.0세로 30대 미만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던 유망주형 투수들과 꾸준히 빅리그 무대를 밟은 AAAA형 투수들이 대거 입성했다. 날이 갈수록 외국인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아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호세 리마, 알 마틴, 트로이 오리어리, 카를로스 바에르가 등 과거 화려한 이름값 비해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보다는 훨씬 경쟁력있는 시점에서 한국땅을 밟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선수들이 많다. 

릭 밴덴헐크(삼성) 대나 이브랜드(한화) 조조 레이예스(SK) 크리스 세든(SK)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현역 빅리거들이고, 아담 윌크(NC) 찰리 쉬렉(NC)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삼성)도 각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애지중지 키우고 있던 유망주들이었다. 
이처럼 어느 정도 이름값이 있으며 젊고 가능성있는 투수들이 한국땅을 밟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한국야구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더 이상 한국야구를 변방으로 보지 않는다. 올림픽과 WBC를 통해 꾸준히 한국야구의 우수성이 알려졌고, 이제는 하나의 큰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NC의 에이스로 기대받고 있는 아담은 원소속팀 디트로이트의 빅리그 선발진이 워낙 탄탄해 기회를 받지 못한 처지였다. 그는 "한국에서 기량을 쌓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간다면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행을 기량발전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아담과 마찬가지로 1987년생 젊은 투수 로드리게스도 비슷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무조건 1군이 보장되는 한국프로야구 특성이다. 모 관계자는 "외국인선수들은 메이저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일본에 비해 한국은 무조건 1군이 보장되기 때문에 한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일본에 비해 금전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확실한 기회 보장, 동료들과의 유대 관계에서도 한국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지난 2011년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도 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프로야구는 잘 하는 외국인선수들에게 극진한 대우를 아끼지 않는다. 야구만 잘 하면 구단과 팬들에게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때문에 데니 바티스타(한화)처럼 한국프로야구에서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싶은 외국인선수들도 나오고 있다. 금전적으로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트리플A급 선수들에게는 훨씬 이득이다. 실제 몸값은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스플릿 계약할 때 받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의 꿈을 쫓으면서도 현실을 생각하는 선수들에게 한국은 최고의 무대다. 
한국야구 수준과 위상이 올라가며 능력있는 외국인선수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재계약 대상 16명 중 9명이 재계약했는데 이는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15년 사상 가장 높은 재계약률(56.3%)이었다. 능력있는 선수들의 합류로 한국프로야구에서 오래 볼 수 있는 장수 외국인선수들도 많아졌다. 외국인 프랜차이즈의 등장도 한국야구의 새로운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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