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도지한, “또래와 로맨틱 코미디 찍고 싶어요”[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1.18 14: 52

장기흥행 중인 영화 ‘타워’에는 배우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김인권 등 묵직한 느낌의 연기파 배우들 외에도 여성 관객을 설레게 하는 한 명의 꽃미남이 등장한다. 영화 초반 알몸을 드러낸 혹독한 신고식으로 큰 웃음을 주기도 한 이 배우의 이름은 도지한. 그는 극 중 순수하고 올곧은 신입 소방관 이선우 역을 맡아 영화 내내 존경하는 소방대장 강영기를 따라다니며 진짜 소방관으로 성숙해간다.
2011년 ‘마이웨이’의 장동건 아역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영화 ‘이웃사람’의 피자배달부 안상윤 역을 맡아 어엿한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아직 관객들의 눈에는 낯설 수 있지만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막강한 선배 배우들과 영화를 찍으며 신참 소방관 선우의 상황이 자신과 비슷해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비슷한 또래 여배우와 로맨틱 코미디도 찍어보고 싶고, 느와르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도지한에게서 젊은 배우 특유의 순수한 열정이 묻어났다. 다음은 도지한과의 일문일답.

-‘타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오디션을 봤다. 이 역할이 너무 하고 싶었다. 돌아보면 ‘타워’는 나에게는 절실함이 있었던 작품 중 하나다. 경구 형님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배우였고 안성기 선생님은 나의 롤 모델이다. 외적인 이상형인 예진 누나까지, 고루고루 하고 싶었던 이유가 많았다. 선우라는 캐릭터도 맘에 들었고.
-출연한 영화 중 세 번째 개봉 영화다. 다른 두 편의 작업과는 어떤 것이 달랐나
‘타워’는 두 번째 촬영한 영화다. 영화의 특성상 후반 작업을 오래 해서 이후에 찍은 '이웃사람'보다 늦게 나왔다. ‘마이웨이’나 ‘타워’는 둘 다 스케일이 큰 영화라는 점에서 같다. ‘이웃사람’이랑 비교하자면, 타워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이웃사람’은 편하게 영화를 찍은 편이다. ‘타워’는 고생을 많이 해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것도 같다.
-자신이 출연한 장면 중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장면은 뭐였나
아무래도 발화점 장면에서 고생을 가장 많이 했다.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터지고 깨지고, 액션이 많이 작용하는 시퀀스다. 다들 그 장면에서 고생 많이 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그 시퀀스 한 장면을 일주일동안 찍었다. 실제 불 속에서 촬영을 해 위험하기도 했다. 게다가 세트가 밀폐된 공간이니까. 많은 분들이 구름다리를 건너는 장면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촬영은 아슬아슬하지 않았다. 사실 영화를 보고 구름다리 부분은 깜짝 놀랐다 CG가 멋지게 나와서.(웃음)
-노출 장면 때문에 기사도 많이 나오고 화제가 됐다. 많이 부끄러웠을텐데
그 장면은 영화 저에게는 임팩트가 가장 강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처음이라 쑥스럽고 창피했다. 그렇지만 하다보니까 익숙해졌다. 계속 벗고 있다보니 처음 한두 번만 창피했을 뿐이다. 두 번 나눠서 촬영했다. 세트에서 한 번, 분당 소방서에서 한 번 찍었다. 샤워 장면부터 라커룸 장면까지 세트에서 촬영했다.
-이번 영화에서 설경구, 손예진 등 대한민국 톱 배우들과 함께 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오히려 편안했다. 다들 너무 잘 챙겨주시고 신경써주시고 막내여서 편했다. 현장이 너무 재미있었다. 앞으로 영화 하면서 ‘타워’같은 현장을 만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랜 기간 촬영했고, 같이 육체적으로 하다 보니 회식이나 술자리도 많았다. 팀워크 하나는 정말 좋았다. 회식을 하도 많이 해서 촬영 끝나면 거의 80%는 같이 한 잔을 할 정도였다.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현장에 갈 때는 늘 놀러 가는 분위기였다. 몸이 힘든 거지 마음이 힘들진 않으니까.
-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에피소드라...회식하다가 술을 많이 먹고, 기억을 잃어 실려 간 기억이 있다. 감독님과 설경구 선배님이 술을 좋아하셔서 진짜 많이 드시는데 결국 그런 일이 일어났다.(웃음) 저랑 성오형이랑 실려 갔다. 글라스로 두 병을 마셨는데 짧은 시간에 벌컥 먹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경구 형님은 전혀 술이 안 취하시고. 저랑 성오형님은 둘이서 숙소까지 실신해서 갔다. 영화 초반에 초 중반에 촬영 끝나고 했던 회식이 그랬다. 이후엔 적당히 주셨다.  
-어떻게 배우의 길에 들어섰나
큰 계기는 없었다. 영화 보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어릴 때부터 어느 순간 재밌을 것 같았다. 해볼까, 해볼까하다가 제가 고집이 세서...했다. 중학교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버지 반대가 심하셔서 고모가 계신 중국으로 갑자기 유학을 보내셨다. 배우의 꿈을 꺾어 보고자, 헛소리 한다고 그러셨다. 중국에서 이년 정도 참 재미있게 놀았다.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도 파티도 여행도 다니고. 그렇게 놀다 보니까 다시 들어오게 됐다. 돌아와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 문제로 아버지랑 많이 싸웠다. 그러다 아버지 친구 분 중에 지금 회사 대표님이 계셔서 아버지를 통해 만나게 됐다. 그 때는 대표님한테 쓴 소리 듣고 공부하라고 그러신 건데. 대표님이 마음에 드셨는지 이렇게 됐다. (웃음) 대표님 덕도 보고 아버님 덕도 많이 본 셈이다.
-찍어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꼭 해보고 싶다.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또래들이랑 해본 작품이 많지 않아서... 선배님 복은 많아서 선배님들과는 호흡을 맞춰볼 수 있었는데 비슷한 또래 여배우가 있는 작품은 얼마 없었다. 로맨틱한 장면을 못 찍어봤고. 또 ‘비열한 거리’같은 느와르 장르도 해보고 싶다. 남성적인 역할이랄까.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 해보고 싶다. 재밌을 것 같다. 다 새로우니까.
-차기작은 구체적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이 있나
아주 구체적으로 확정은 없다. 지금 촬영하고 있거나 촬영된 건 없으니까. 그렇지만 바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건 아마도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커플 연기 선보일 수 있는 것 할 수 있으면 하고.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나의 롤 모델은 안성기 선생님이다. 내가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다. 할리우드에 숀 코너리 리처드 기어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안성기 선생님이 계신거라고 생각한다. 젊으셨을 때도 톱이셨지만, 지금이 더 멋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깊이도 멋도 배가 되시는 것 같다. 내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이상 쭉 이 일을 하고 싶다. 그게 내 목표다. 안성기 선생님처럼. 나이 드셔도 멋을 잃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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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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