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KT가 야심차게 프로야구 10 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대 통신 기업 KT와 수원은 초일류 구단을 만들겠다며 돔구장 건립까지 선언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구단주 총회를 열고 경기 수원시를 연고로 한 KT를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기업으로 최종 승인했습니다. 수원-KT는 총회가 끝난 뒤 "그 동안 볼 수 없던 초일류 구단을 만들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이석채 KT 회장은 "우리의 장점인 ICT를 접목해 야구 팬들이 야구장을 생활의 일부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관람하는 스포츠가 아닌 참여하는 스포츠로, 한 번 방문하면 일주일이 즐거울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염태영 수원시장도 "수원 주변의 교통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염 시장은 "중심교통이 수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현재 동서 외곽순환도로를 건설 중인데, 차량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인덕원에서 북수원을 거치는 지하철 노선을 2019년까지 개통하겠다. 지하철로만으도 접근이 편리한 수원을 만들어 잠실, 인천과 함께 지하철 시리즈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2018년까지 수원 야구장 일대를 복합스포츠문화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문은 야구팬들의 숙원인 돔구장을 짓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원시는 이를 위해 4만석 규모의 야구 돔구장을 만들겠다면서 "기획재정부 소유인 당수동 434번지 일대 33만㎡(약 10만평)를 돔구장 후보지로 결정하고 2017년까지 모두 850억원을 들여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총 사업비는 5,000억원을 계상하고 있습니다. 돔구장 인근엔 쇼핑센터,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하고 야구를 비롯해 문화 공연 등 복합 스포츠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든다는 목표입니다.
먼저 문제되는 것은 당수동 위치입니다. 수원과 안산시 경계지역인 이곳은 인근에 과천~봉담 고속화도로와 42번 국도가 지나고 남쪽에는 호매실 택지개발지구가 있으며 2019년까지 신분당선 연장선이 완공되면 호매실역까지 강남에서 곧바로 35분만에 통과 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원 서쪽 끝머리에 위치한 당수동은 현재 농지가 대부분으로 수원 사람들도 찾아가기 어려운 곳입니다. 이곳을 개발하면 인근 화성과 안산, 의왕시 등도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재원 조달이 엄청나 쉽지 않습니다.
도로를 건설하고 인근에 지하철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새로운 수원을 조성할 정도의 건설비와 시일이 필요합니다. 당장 재원 문제 때문에 수원 시민들과 시의회의 반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또 돔구장 건설 사업비를 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이를 전액 민자-기업체을 선정할 방침인데 역시 어려운 문제입니다. 첫째는 5,000억원이란 액수로는 돔구장과 더불어 각종 문화시설, 호텔, 유통업체, 컨벤션센터를 짓기에 태부족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어떤 기업이 나설 지 의문입니다. 수원과 인근 시에서 접근하기엔 위치가 좋지 않고 시간이 걸려 기업체가 나선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가능합니다.
염태영 시장은 이날 "증축될 현재의 수원야구장 25,000석이 포화 상태가 되는 시점에서 돔구장건립을 추진하겠다. 별도의 용역과 연구 결과가 진행되면 다시 발표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는데 일단 돔구장 건립 계획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잡아놨습니다.
그리고 수원시는 기존의 장안구 조원동 수원야구장에 290억원을 들여 2만5,000석의 새로운 구장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스포츠, 문화, 휴식이 결합된 종합 스포츠 문화단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 리모델링한 구장은 교통편이 좋을 것으로 보여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2년 후 생길 돔구장과 겹치면 선수단이나 팬들이 돔구장으로 이동을 꺼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의 돔구장으로 예정한 당수동 입지조건을 다시 한번 따져 보고 돔구장 건립에 나서서 건설비를 부담할 기업체를 물색하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수원시에서 부담할 막대한 도로 건설비와 후보지 매입비를 조달하는 방안이 관건입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돔구장 건축을 선언한 염태영 수원시장(왼쪽)과 이석채 KT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