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유지냐, 5강 확대냐.
KT의 가입으로 한국프로야구는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가 시작된다. 10구단 체제에서는 경기수의 증가와 함께 제도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포스트시즌 운영 방식이다. 한국프로야구는 2001년부터 단일리그제로 4개팀이 진출하는 포스트시즌 제도를 운용했는데 10구단 체제에서 다시 한 번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의 경기 제도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82~1985년에는 전·후기리그 우승팀간 한국시리즈를 가졌고, 1986년부터는 전·후기 1~2위팀에게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부여하며 상황에 따라 최대 4개팀 포스트시즌이 가능해졌다. 1989년부터는 전·후기제가 폐지되고 준플레이오프제가 도입되면서 무조건 4개팀으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확대됐다.

1993~1995년에는 3~4위팀간의 승차가 3경기 이내일 때만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제도로 바뀌었고, 실제로 1995년에는 준플레이오프가 생략됐다. 1999~2000년에는 한국형 양대리그제를 운영하며 4개팀이 크로스 형태로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를 거쳤다. 하지만 2000년에는 드림리그 3위 삼성의 승률이 매직리그 2위 롯데보다 높아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등 최대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결국 2001년부터 8개팀 단일 4강 포스트시즌 체제로 돌아섰고 이것이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9구단 NC가 들어선 내년까지도 같은 제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관심은 이제 10개 구단 체제에서 어떻게 바뀌느냐 여부. 10구단 체제로도 4강 포스트시즌 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10구단 증가에 맞춰 5~6위팀까지 기회를 주는 5~6강 포스트시즌 제도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기획부장은 "4~6강 모두 생각하고 있다. 프로농구에서는 10구단 체제로 6강 플레이오프를 운용하고 있지만, 구단들은 프로야구 성격상 절반 이상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의 4강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5개팀이 올라가 1위에 어드밴티지를 주고, 2위-5위와 3위-4위끼리 플레이오프를 하는 방법도 있다. 현실적으로 6개팀이 쉽지 않다면 4개팀에서 어드밴티지에 변화를 주거나 5개팀 확대로 방법을 찾아봐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또 하나 신경써야 할 문제는 바로 포스트시즌 기간이다. 정금조 부장은 "여러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일정상 문제다. 만약 페넌트레이스가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면 시즌이 더 길어지게 된다. 그럴 경우 포스트시즌 기간을 마냥 길게 가져갈 수 없다. 11월 중순쯤 마무리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이런 일정상 문제까지 고려해 제도 변경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년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늘뻔한 결과였다. 2001년 페넌트레이스 3위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은 뒤로는 11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무난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위팀 유리한 건 당연한 이치이지만 제도적으로 흥미 요소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10구단 체제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흥행 요소를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고민하고 검토할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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