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경기장에 응원오시면 흥분하게 만드는 선수가 될 겁니다."
공격적인 축구에 즐거움까지 선사할 각오다. 부산 아이파크 미드필더 이종원(24)이 2013시즌 팬들을 흥분시킬 날이 오길 학수고대 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 클럽하우스 연습구장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이종원은 17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이종원은 "좀더 많이 볼을 소유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아마 작년보다는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만큼 공격적이면서도 즐거운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의지다.
이종원은 성균관대 3학년을 마치고 자퇴, 드래프트를 통해 2011년 데뷔했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러시앤캐시컵 강원전에 나선 이종원은 코너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인상적인 프로 무대 신고식을 가진 이종원은 5월 11일 전남전에서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까지 성공시켜 부산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종원은 5월 15일 인천에서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불운이 겹쳤다. 6월 29일 러시앤캐시컵 포항과의 8강전에서 왼쪽 허벅지 뒤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4개월을 쉬었다"는 이종원은 "몸이 잘만들어졌을 때다. 프로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쉽지 않은데 뜻하지 않게 다치니 너무 아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전화위복이 된 것일까. 이종원의 두 번째 시즌은 탄탄대로였다. 아쉬운 만큼 혹독하게 겨울을 보낸 이종원은 시즌 두 번째 경기부터 기회를 잡았다. 이와 더불어 팀도 상위권에 오르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과 순간적인 돌파 능력을 인정받아 올림픽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6월 7일 시리아와의 경기를 통해 전국구 선수가 된 이종원은 모두 37경기에 출장, 2득점 3도움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종원은 2012년을 돌아보며 "행복한 해였다. 1년차 때 못뛰어서 2년차 때 베스트 멤버에 들기가 싶지 않았다. 경험에 큰 도움이 된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3년차를 맞이하는 이종원은 또 다시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감독님께서 미드필드에서 풀어가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는 이종원은 "작년에는 거칠고 파워를 앞세웠다면 올해는 좀더 아기자기한 플레일르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박)종우도 있으니 잘맞출 것으로 보인다. 볼을 소유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패스가 많아진 만큼 더 재미난 축구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성효 감독이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말한 만큼 이종원이 책임져야 할 중원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도 적극적인 오버래핑도 필요하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평가를 듣는 만큼 "팀 동료가 공을 받기 편한 쪽이 어딘지 생각한다"는 이종원이다. 특히 "내 스피드는 상대를 따돌릴 수 있는 정도가 되지 못한다. 그런 만큼 드리블을 할 때 역방향으로 차거나 패스를 해서 상대의 방해를 벗어나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 가끔 공간으로 볼을 차넣는 기가 막힌 패스를 하고 나면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웃어보였다.

이종원은 올 시즌 목표에 살짝 욕심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수비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그런 만큼 1차 목표는 팀이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이종원은 "감독님이 새로 오셨기 때문에 경쟁을 해서 경기를 뛰는 것이 개인적인 우선 목표"라면서 "도움이나 득점을 놀려 공격포인트에 좀더 신경을 쓰고 싶다. 그러다보면 대표팀에서도 불러주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이종원은 "박종우와는 경기장에서 '종종라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서로 호흡이 잘맞는다"면서 "직접 경기장에 응원을 오신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9년생 뱀띠 이종원이 보여줄 2013년 계사년 부산 아이파크의 중원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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