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문성현, 맞바꾼 등번호로 윈-윈할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1.19 11: 02

"(문)성현이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해봐야겠어요".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성열(29)이 투수 문성현(22)에게 탐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등번호 36번이었다.
이성열은 지난해 7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되기 전 두산 베어스에서 등번호로 36번을 썼다. 36번을 달고 2010년 24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이성열은 넥센으로 오면서 자신의 반대급부로 두산에 간 오재일(27)이 썼던 등번호 10번을 이어받았다.

등번호가 어색해서일까. 이성열은 기대감에 찬 트레이드 후 더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104경기 58안타 7홈런 타율 2할1푼9리. 반면 그의 등번호를 단 오재일은 팀의 중심타선을 꿰차며 포스트시즌까지 맛봤다. 이래저래 이성열에겐 속쓰린 일이었다.
이성열은 트레이드 후에도 싸인공에 무의식적으로 36번이라고 쓸 만큼 그 번호에 애착이 강했다. 그는 결국 올 시즌 등번호를 새로 정하면서 넥센에서 원래 36번을 가지고 있던 문성현과 번호를 맞바꿨다. 문성현은 입단 후 36번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으나 번호를 기꺼이 선배에게 내줬다.
올 시즌 둘의 역할은 팀에서 굉장히 크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제 성적을 내지 못한 두 명이지만 올해 넥센이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두 명이 같이 살아나야 한다. 이성열은 넥센에서 약한 6,7번 타순을 메워야 하고 문성현은 팀의 고질적인 '허리' 문제를 해결할 셋업맨 역할을 해줘야 한다.
번호를 맞바꾼 두 명이 모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공교롭게 문성현은 청소년 대표 시절 등번호 10번을 달고 2009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로 꼽히기도 했다. 이성열과 문성현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등번호와 올 시즌 그들의 성적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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