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정글의 법칙 in 아마존’(이하 정글)에서 ‘족장’ 김병만이 결국 아마존의 거친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프로그램을 개괄하는 첫방송 당시 하드코어적 요소들의 즐비함으로 그 어떤 정글 탐험 보다 거친 여정이 예고됐던 아마존 편이 4회차 방송을 통해 이빨을 드러내는 시작한 것이다. 김병만을 비롯한 멤버들의 사투는 여느 정글 탐험 보다 치열해 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정글’에서는 김병만을 비롯해 일행들이 아마존 무인도를 빠져나와 전사 부족 와오라니가 살고 있는 최후의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은 갑작스레 만난 비와 그로인해 불어난 물 그리고 빠른 유속에 애를 먹었고, 추성훈은 부상과 함께 강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와오라니에게 가는 과정에서는 급기야 김병만이 총알개미에게 물려 온몸에 두드러기 반응을 일으키는 등 ‘정글’ 멤버들의 고난은 그칠 줄을 몰랐다.
정글 상황이 열악할수록 더욱 분주해지는 건 ‘족장’ 김병만의 손길이었다. 그는 대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들고, 굶주린 멤버들을 위해 물고기를 잡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다행이 그의 활약으로 멤버들의 도강(渡江)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어죽을 끓일 물고기를 손에 넣으며 멤버들은 굶주림 없이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홀로 고군분투 하는 김병만에게 오로지 포커스가 맞춰진 정글 멤버들의 행동 반경이었다.

‘족장’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김병만이 일행의 선두에 서는 일이야 나미비아 편부터 시작된 고정된 롤이지만, 아마존 같은 초유의 원시 밀림 상황에서 그를 보좌할 멤버들의 활약이 미비한 것은 우려스럽다. ‘정글’은 이날 ‘조력자’라는 자막을 사용해 추성훈과 미르가 김병만을 도와 무인도를 빠져나가기 위한 뗏목 제작에 힘을 쏟는 모습을 조명했지만, 김병만에 비해 그 활약은 미비했다. 무인도를 빠져나가 비박하는 장소에 도착하기까지 오로지 화면을 가득채운 건 김병만의 외로운 사투였다.
이날 방송에서 화제가 된 김병만의 두드러기 발생과 그로 인한 탈진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병만은 갑작스레 맞닥뜨린 비박 상황에 당황한 멤버들을 달래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물고기 사냥에 나섰고, 결국 총알개미에게 쏘이며 응급 처치로도 당해내지 못하는 위급상황을 맞았다.
예능 최초로 아마존에 입성해 태곳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원시의 공간을 누비는 과정은 첫 방송 개괄에서도 보였듯이 이제까지 ‘정글’이 보인 탐험 과정 중 가장 수위가 센 도전이지만, 이를 위해 수반돼야 하는 건 그 같은 상황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김병만의 진짜 조력자들의 존재다. 열악한 상황에서 홀로 고군분투 하는 김병만을 통해 강조되는 건 그의 리더십과 생존력에 대한 굉장함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안쓰러움과 함께 오히려 다른 멤버들에게 향할 비난의 화살이다. 멤버 조합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제작진에게도 책임이 있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