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과 비지니스 뭐가 달라?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극본 김진희 김지운, 연출 조수원)에서 승조(박시후)를 사이에 두고 결혼을 다퉜던 세경(문근영)과 인화(김유리)가 결국 정면 충돌했다.
19일 방송된 '청담동 앨리스'에서는 세경과 윤주(소이현)가 청담동 입성을 위해 승조(박시후)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두고 이를 알아챈 인화와 대거리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인화는 세경과 윤주의 밀담이 담긴 동영상을 승조와 민혁(김승수)에게 전송한 것은 물론, 세경과 윤주가 있는 곳으로 들이닥쳐 이들을 '처단'하겠다며 이를 갈았다. 인화는 두 사람을 향해 "도덕적인 양심도 없고 주제도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꽃뱀 두 마리를 심판하려는 것"이라며 정의 구현 차원에서 이에 상응하는 벌을 내릴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에 대한 윤주와 타미홍(김지석)의 반응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세경의 태도는 달랐다. 세경은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인화의 뜻을 비웃으며 자신과 인화의 의도적 접근이 도대체 뭐가 다르냐고 되물었다. 세경은 "내가 꽃뱀이면 당신은 뭐야. 그 사람 가진 거 보고 비지니스로 접근하려는 거였잖아"라고 쏘아붙여 인화의 말문을 막아버렸다.
세경의 의사는 분명했다. 인화는 가진 것이 있기에 이 같은 의도적 접근에 정략결혼이라는 딱지가 붙지만, 가진 게 없는 자기에게는 같은 계획 접근이라도 꽃뱀이라는 불온한 단어가 따라붙는다며 가난하다는 이유로 더 많은 죄를 추궁받고 의도 자체를 의심 받는 현실을 꼬집었다. 오히려 세경은 사랑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는 인화와 달리 승조를 온 세상으로 여긴 자신의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음을 주장해 인화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다. 돈과 지위, 집안 등 어마어마한 것을 가졌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자신에게 진 건 바로 인화라는 것.
이유가 어찌됐든 승조를 향해 의도적 접근을 한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경은 이에 대한 벌을 받을 뜻 역시 분명히 했다. 세경은 이 사실을 인화가 승조에게 먼저 알리도록 하며 그의 처분을 기다릴 뜻을 밝혔다. 인화보다 먼저 승조를 만난다면 변명할 여지가 더 많을 수 있겠지만 모든 사실을 알게 한 뒤 그의 선택에 따라 나머지 벌을 받으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였다.
방송 말미에는 세경의 이 같은 말이 실현되 듯, 모든 사실을 알아챈 차일남 회장(한진희)이 세경에게 호통을 치며 혹시라도 이 같은 사실을 승조에게 발설해 아들에게 상처를 입힐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고 일갈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승조를 사랑하지만 처음 접근에 있어서만큼은 의도가 순수하지 않았던, 그래서 죄책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마음의 짐은 세경이 평생 가져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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