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강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팀 타율(.272), 최다 안타(1205), 득점(628), 타점(585), 장타율(.389), 출루율(.353) 등 6개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최형우와 배영섭의 부진은 아쉽지만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승엽이 녹슬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박석민이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정형식, 이지영 등 젊은 선수들이 1군 전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화수분 야구의 명맥을 이어갔다. 한층 뜨거워진 방망이를 앞세워 2년 연속 정상 고지를 밟았으니 무엇을 더 바랄까.
'화끈한 공격 야구'를 추구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50점을 줬다면 올해에는 70점 이상 줄 수 있다"며 "전반적인 타격이 향상되면서 지난해보다 박빙 승부가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불펜 위주의 막는 야구에서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뽑는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류 감독은 "2000년대 초반 삼성 타선을 능가하는 막강 타선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삼성 왕조를 구축하겠다"고 공격력 향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한수 삼성 타격 코치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지난해 팀 타율 1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했던 게 내게도 많은 공부가 됐다. 올해도 부진한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캠프 때부터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자료 준비도 철저히 하며 슬럼프가 왔을때 최대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 코치는 "최형우가 4번 중책을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2011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최형우 만큼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타자는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김 코치는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이 제 컨디션을 발휘한다면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며 "올 시즌 80~100홈런은 합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에는 9개 구단 19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투수로 채워졌다. 지난해보다 외국인 투수의 수준도 한층 향상됐다. 그리고 9개 구단 체제로 운영돼 경기 일정 또한 여러가지 변수로 작용할 듯. 김 코치는 "작년보다 외국인 투수의 수준이 높아졌고 일정 변수도 많을 것 같다. 어느 만큼 분석하고 상대 투수에 대해 알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대비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김 코치가 말하는 올 시즌 키플레이어는 누구일까. 외야 기대주 정형식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 코치는 "지난해 배영섭이 부진할때 정형식이 제 역할을 잘 해줬다. 조커 역할을 하는 정형식의 활약이 중요하다. 최형우(좌익수)-배영섭(중견수)-박한이(우익수)로 외야를 꾸린다고 가정했을때 정형식이 한 번씩 나가서 잘 해준다면 팀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삼성은 팀 홈런 3위(89개)에 머물렀다. 올 시즌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게 김 코치의 첫 번째 목표다. 지난해 14홈런에 머물렀던 최형우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계산. "팀 홈런 100개 이상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팀 타율을 좀 더 끌어 올리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김 코치는 "지금보다 더 끌어 올려야 한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니까. 지난해 최형우와 배영섭이 부진했지만 2011년에 비해 팀타율이 1푼 이상 상승했다. 두 선수가 잘 해준다면 2할8푼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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