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2013년도 연봉 재계약 대상자 78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 일부 주축 선수들이 구단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전훈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단 한 명의 이탈 선수없이 예정대로 괌 1차 캠프로 떠났다.
연봉 협상을 마무리지었지만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뒤 선수들의 기대치가 한층 높아진 것도 원인이지만 이번 연봉 협상 과정에서 몇가지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연봉 협상의 난항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연봉 협상 때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친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끝까지 버티면 결국 연봉을 올려주는 격이었다. 그래서 선수단 내부에서는 올 겨울 협상을 앞두고 '올해 한 번 두고 보자', '이번 만큼은 쉽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던 게 사실.

말 그대로 협상이기에 100% 만족은 없다. 하지만 연봉 고과 산정내역이 납득하기 어렵고 재계약 업무를 총괄하는 운영팀 실무 책임자의 고압적인 태도는 연봉 협상 과정에서 악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연봉 협상과정에서 비슷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인상 또는 삭감의 폭의 차이가 커 선수단 내부에서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구단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구단 측은 합리적인 고과 산정 방식을 적용한다고 말하지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들었다. 실무 책임자와의 개인적인 친분 관계도 연봉 협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 서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하나 야구계 선후배 관계를 내세우며 인격 비하에 가까운 발언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성적만 좋다고 명문 구단이 되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고과자료와 이성적인 협상으로 뒷말없는 연봉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속해서 일궈내며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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