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분데스리거들이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동원(22)-구자철(24) 콤비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장밋빛 미래를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점휴업을 했던 독일 분데스리가 후반기가 일제히 기지개를 켰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경기는 지동원-구자철 '지구콤비'가 몸담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와 차두리의 소속팀 뒤셀도르프의 격돌이다.
최근 이적을 검토하고 있는 차두리가 소속팀의 전지훈련에 불참,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한국인 분데스리거의 맞대결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국내 팬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구특공대'의 콤비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다. 명실공히 아우크스부르크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은 구자철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에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채 새롭게 둥지를 튼 지동원이 빚어낼 합작품에 시선이 쏠린다.
둘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한솥밥을 먹으며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시작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란과 3-4위전서 극적인 동메달을 합작했다. 구자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만회골을 터트렸고, 지동원도 종료 2분 전 2골을 몰아치며 4-3 극적인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둘의 찰떡호흡은 지난 2011년 아시안컵을 통해 정점에 올라섰다. 둘은 9골(구자철 5골, 지동원 4골)을 합작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한국을 3위로 이끌었다. 이같은 활약은 자연스레 유럽 진출이라는 꿈의 무대로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만개한 기량은 2012 런던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방점을 찍었다. 구자철은 다시 한 번 주장 완장을 꿰차며 홍명보호의 중원을 조율했고, 3-4위전이전서는 쐐기 골을 넣으며 '영원한 숙적' 일본을 침몰시켰다. 지동원도 영국 단일팀과 8강전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 됐다.
그간 태극 마크를 달고 한국을 빛내왔던 구자철과 지동원이었다면 이제 그 활약을 소속팀으로 옮겨와 재현하려 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경기를 덜 치른 현재 강등권인 17위(1승 6무 10패)에 처져있어 후반기 첫 경기를 통해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기 내내 최전방 스트라이커 샤샤 묄더스 외에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공격 전개에 부단히 애를 먹었다.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구자철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구자철과 눈빛만 봐도 호흡이 통하는 지동원의 합류는 아우크스부르크에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구자철이 크로스를 올리고 지동원이 머리로 마무리하는 장면을 연출한다면 아우크스부르크의 강등권 탈출도 더는 꿈이 아니다.
독일 현지와 소속팀에서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스타트는 산뜻하다. 지동원은 터기 안탈리아 전지훈련 때 가진 두 차례 연습경기서 2골을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독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도 '지동원과 구자철, 아우크스부르크가 코리안 더블 쾌속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내며 둘의 활약에 관심을 나타냈다.
또 독일 지역 일간지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도 "구자철과 지동원이 상대 팀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며 "올 겨울 아우크스부르크의 가장 큰 수확은 지동원을 영입한 것이다"라고 설명, 큰 기대감을 보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오는 21일(한국시간) 새벽 1시 반 독일 뒤셀도르프의 에스프리 아레나에서 뒤셀도르프와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8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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