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올스타전, 女농구 중흥 가능성 보였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21 06: 59

어제만 해도 군데군데가 휑하게 비었던 체육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WKBL 올스타전이 열린 경산실내체육관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관중들로 금세 가득찼다.
5000석 규모의 체육관은 색색깔의 풍선으로 물들었다. 20일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시즌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은 5036석을 만석으로 채우며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WKBL로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챌린지컵 결승이 끝난 후 WKBL 관계자는 "하루에 여섯 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컵대회의 특성상 많은 관중이 들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올스타전만 가득 채울 수 있다면 사실상 목표 달성"이라고 털어놓았다. WKBL이 기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였다.

시즌 중 부랴부랴 대회를 개최해야 했을 정도로 컵대회는 성급하게 치러진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첫 시도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많고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다. 연고지가 아닌 중립지역에서 치러졌다는 점까지 더해져 컵대회 흥행을 바라기란 사실상 무리수였다. WKBL 관계자들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WKBL은 현실적 목표인 올스타전 흥행에 전력을 다했다. 중립지역인데다 농구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경산에서 올스타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지역친화적인 기획들이 필요했다. 7일 간 치러진 컵대회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산 시내 어린이들을 위한 W-클리닉을 열어 농구를 가르치고, 지역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손수 위로했다. 지역사회에 여자농구가 파고들 수 있도록 한 노력이었다.
그 보답일까. 낯선 지역 경산에서 치러진 이번 올스타전은 5천석 규모의 체육관을 가득 채우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관중석 점유율은 높았다. WKBL이 올스타전 무료입장을 실시한 2002년 겨울리그 이후 또 한 번 이뤄낸 성과다. 스포츠, 문화 행사가 부족했던 지역에 하나의 축제로 다가간 것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물론 부족한 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중립지역 선정 당시부터 불거졌던 여러 가지 의혹과 미심쩍인 시선을 비롯해 프로리그로서 수익성 부분의 해결방안 등은 여전히 미봉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WKBL은 이번 올스타전을 계기로 또 한 번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중립지역에서 얻어낸 결과로 WKBL과 여자농구가 필요로 하는 또다른 상생의 실마리를 얻은 셈이다. 여자농구의 중흥이라는 목표를 재정립한 WKBL이 다음 시즌 더 발전한 모습으로 여자농구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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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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