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꿈꾸는 바티스타, 美日 러브콜 뿌리친 순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21 07: 15

그의 마음은 오직 한화 뿐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3)는 지난해 여름 놀라운 반전을 연출했다. 전반기 때만 하더라도 마무리로 불안한 피칭을 거듭한 그였지만, 후반기 선발 전환 이후 완벽히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다. 후반기 선발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41로 에이스급 피칭을 펼쳤다. 한화는 후반기 바티스타의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고는 일찌감치 재계약 작업에 들어갔다. 
한화가 그와의 재계약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건 미국과 일본팀들의 러브콜 때문이었다.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선발로 위력적인 피칭을 펼치는 바티스타를 보곤 깜짝 놀랐다. 바티스타가 원래 몸담았던 팀에서는 그에게 다시 스플릿 계약을 제시했고, 복수의 일본프로야구 팀들도 바티스타의 투구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바티스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넓었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화에 남고 싶다는 것이 바티스타의 분명한 의지였고 시즌을 마칠쯤 구단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능했고, 일본프로야구로 향했다면 더 많은 돈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지난 2년간 한화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않았다. 순정을 지킨 것이다. 
지난 2011년 7월 오넬리 페레즈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바티스타는 올해로 한국프로야구 3년차가 됐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바티스타는 메이저가 보장되지 않는 한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에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도 정서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의 꿈은 한화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한화에는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활약한 바 있다. 1999년부터 2003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06년까지 총 7시즌을 뛴 외야수 제이 데이비스가 그 주인공. 바티스타도 데이비스처럼 최대한 오랫동안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뛰길 바라고 있다. 
바티스타의 꿈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올 한해 활약이 아주 중요하다. 한화는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핵심 선발 투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가 새롭게 가세했지만 아직 그는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게 없는 미지의 선수다. 이브랜드가 부담없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바티스타가 에이스로서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 실질적인 1선발이라는 뜻이다. 
바티스타 스스로도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류현진의 공백을 잘 알고 있고, 1선발로서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미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부터 개인훈련에 들어가며 새로운 구종으로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고, 최근에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체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내달 8일 일본 오키나와의 한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될 그는 최상의 몸 상태로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러브콜을 뿌리치며 한화와 순정을 지킨 바티스타가 2013년 진정한`에이스로 발돋움, 장수 외국인선수로서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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