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허문회(41) 신임 타격코치는 선수들과의 대화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염경엽(45) 넥센 감독은 지난해 11월 허 코치를 선임할 당시 "나도 초보 감독인데 허 코치도 1군 경험이 없어 고민했다. 하지만 나에게 좋은 코치보다는 선수들에게 좋은 코치를 고르기 위해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허 코치도 지난 20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지로 떠나기 전 밝힌 훈련 과정에 대해 "선수들과 되도록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각자에게 맞는 타격 방법을 찾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 코치의 스타일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한 문장이었다.

허 코치는 염 감독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할 것이라 꼽은 외야수 이성열(29)에 대해 "2007년 함께 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직구와 변화구 때 대처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LG 시절에 이어 이성열과 다시 만난 허 코치는 "성열이 나이가 벌써 서른이다. 20년 정도 자기가 해온 타격 방법을 금방 고치기는 쉽지 않다. 바꾸기 힘든 타격 기술보다는 심리적으로 변화구에 약한 부분을 많이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허 코치는 팀의 중심타자로 거듭난 박병호(27)에 대해서도 "병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찾았다. 아직 원포인트만 짚어줬지만 앞으로 몸쪽공에 대처하는 방법과 심리적인 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인 야수로서 유일하게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김민준(19)은 열외다. 허 코치는 "신인은 지금까지 자기가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 내가 바꿔서 프로에서 못하면 원망만 커진다. 본인이 경험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고치도록 6개월에서 1년은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어린 선수라도 가벼이 대하지 않고 그들의 위치에서 이야기하고 생각해보는 코치. 넥센 선수들도 허 코치의 부드러운 지도법을 강점으로 꼽았다. 허 코치와 넥센 타자들이 올 겨울 유익한 '이해와 소통의 장'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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