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웃기다 나중엔 폭풍 눈물..다른 것도 통해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21 08: 19

'꺄르르 웃기다가 나중에는 눈물 펑펑. 꼭?'
극장에서 흥행하는 영화들, 적어도 스릴러나 공포 장르를 제외하면 대부분 웃음과 눈물(감동)이라는 두 코드를 함께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웃음은 초 중반에, 눈물은 후반부에 심어놔 관객들이 익숙한 방식을 따르게 한다. 왁자지껄 웃다가 나중에는 폭풍 눈물이다.
멜로나 휴먼 등 다양한 드라마 장르에서 쓰이는 이 방식은 등장인물 소개와 사건 개요가 펼쳐지고, 상황이 발전하게 되는 초 중반에 강력한 웃음 에피소드를 집어넣다가 후반부에는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연이나 상황으로 눈물 최루탄을 터뜨리는 방식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250만 관객을 돌파한 '박수건달', 한국 재난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해운대'나 화재롤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타워'도 그렇고, 류승룡의 딸바보 변신이 주목되는 개봉을 앞둔 '7번방의 선물'도 그러하다. 지난 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늑대소년' 같은 멜로도 이런 형식이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가대표' 같은 웰메이드 상업영화 역시 이 방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런 방식이 이른바 한국형 신파 영화라고 하는 한 장르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꼭 부정적인 의미로는 볼 수 없다. 한국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웃음과 눈물이라면 이에 성실하게 맞추는 것이 상업영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어느 나라와는 다른 '한국형'이라는 독자성의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솔직히 영화적으로 '재미'만 있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에 대한 반발은 있을 수 있다. 안전성을 벗어나 다른 시도는 계속되어야 하는 것. 실제로 할리우드에는 '잭 리처'와 '클라우드 아틀라스' 같은 외화가 공존하지만 한국영화는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피에타'를 만든 김기덕 표 영화가 의미있는 것도 어떻게보면 한국영화의 다양성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00만명을 넘게 동원한 '도둑들'이나 극장가에 복고 바람을 불러일으킨 '건축학개론' 같은 영화가 이런 류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영화로 평가받아 좋은 예로 남았다. 또 웃음-눈물 패턴 속 감초 조연들이 과잉 소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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