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처럼 대폭삭감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파격 인상의 폭도 크지 않았다. 몇몇 선수는 동결 판정을 받았다.
LG 구단이 21일 2013시즌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2012시즌 투수 고과 1위인 유원상이 6500만원 상승한 1억2500만원에, 야수 고과 1위인 내야수 오지환은 5400만원 상승한 1억200만원에 계약하며 ‘3년차’ 신연봉제의 수혜자가 됐다.
반면 지난해 5600만원 인상으로 8000만원을 받았던 임찬규는 38% 삭감된 5000만원에, 연봉 8500만원이었던 서동욱은 2000만원 삭감된 6500만원에 사인했다. 지난 2년 동안에는 억대 연봉자가 부상과 성적부진으로 대폭 삭감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억대연봉자 중 크게 성적이 떨어진 선수가 없었다.

LG 구단은 2011년 신연봉제를 시작하면서 팀 성적에 따라 연봉계약 대상자들의 전체적인 파이를 정하고 야구 통계 프로그램 세이버 매트릭스 중 하나인 윈 셰어(Win Share, WS)를 적용해 고과를 산정했다. 그러나 연봉협상 결과를 놓고 보면 기준이 확실하게 적용됐는지 물음표가 생긴다. 바로 예외조항 때문이다.
2012시즌 LG는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를 굳게 지키며 지난 10년 중 가장 강한 불펜진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이스 봉중근이 있었다. 마무리 투수로 전향한 봉중근은 40경기에서 38이닝을 소화하며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로 LG 마무리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봉중근은 이번에 연봉동결 판정을 받았다.
윈 셰어를 측정하는 데 있어 보통 불펜투수들이 선발투수나 야수에 비해 낮은 수치가 기록된다. 또한 봉중근은 시즌 중반 사고 아닌 사고로 약 한 달을 결장했었다. 그래도 26번 팀의 승리를 지키고 불론세이브는 단 한 번 밖에 없는 마무리 투수의 연봉이 동결되는 계산법이 윈 셰어를 기반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
외야수 이대형은 지난 시즌 타율 1할7푼8리로 프로 데뷔 후 가장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통산 타율 2할6푼3리에 턱없이 부족했고 101경기 출장에 그치며 2006시즌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올 시즌 이대형의 연봉은 8500만원으로 동결됐다. 이 역시 윈 셰어가 적용됐다고 보기 힘들다.
결국 LG 구단이 연봉을 산정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예외사항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봉중근은 자신이 일으킨 사고가 좋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적용됐고 이대형은 이듬해 FA 자격을 얻는 게 연봉 동결의 요인이 됐을 확률이 높다.
연봉협상에 임한 LG의 한 선수는 “선수들 모두 신연봉제를 의식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면 큰 폭의 연봉 인상을 기대하고 성적이 나쁘면 대폭 연봉 삭감을 걱정한다. 아쉬운 것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아무런 자료 없이 단순히 통보에 그친다는 점이다. 선수 중 그 누구도 신연봉제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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