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첫공개, 하정우-류승범 新액션의 장 열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21 16: 42

영화 '베를린'(류승완 감독)이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장이라고 부를만한 2013년 초대형 프로젝트의 위용을 드러냈다.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은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미션을 그린 작품. 류승완 감독이 '부당거래' 이후 3년간의 기다림 끝에 탄생시킨 영화다.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란 수식어로 불릴 만큼 영화는 고난도 와이도 액션부터 맨몸 액션, 총격 액션, 폭파 액션 등 스케일 큰 액션들이 등장한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와이어 장면이나 폭파 액션신, 총격신 역시 볼 만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인공들의 날렵하고 프로페셔널한 맨몸 액션은 감탄과 스릴을 자아낸다. 이 절도 있는 액션신들은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의 치열한 연구 끝에 완성된 태권도 기반의 새로운 격술 신들이라고 한다.
후반부 집이 폭파된 후 벌어지는 하정우(표종성 역)와 류승범(동명수 역)이 선보이는 오랜 시간의 맨몸 액션 신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이라고 할 만 하다. 할리우드 영화 '본 시리즈'나 '테이큰'을 알게 모르게 차용했던 한국 액션 영화들을 넘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의 캐스팅은 정말 '행운'이다.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들을 최고로 해 내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목적으로 움직이는 멀티 캐스팅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극 중 세계 최고 실력의 북한 고스트 요원 표종성 역을 맡은 하정우는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보여줬던 터프함과 남성미에 더해 아내를 향하는 사랑 등의 내면 연기로 다시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표정이나 대사가 특별히 강하지 않은데도 보는 이를 강하게 몰입시키는 하정우는 역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다시한 번 여심을 홀리기 충분하다.
류승범은 북한 최고 권력자의 아들로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 동명수로 분해 비열하고도 살짝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듯한, 역시 본인의 개성이 듬뿍 담긴 악역을 소름끼치게 보여준다. '레옹'의 게리 올드만이 생각할 법한, 스타일리시한 악역이란 이런 류승범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할 만 하다. 
국제적 음모와 배후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로 분한 한석규는 14년전 영화 '쉬리'의 그리움을 채워주며 녹슬지 않은 액션연기를 보여주고, 표종성의 비밀스런 아내로 강하고 여린 모습 둘 다를 보여주는 전지현은 어떤 고난에도 아름답게 스크린을 채워준다.
영화는 밀도감 있게 선 굵은 연기와 액션들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 한 시도 관객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새로운 한국영화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선택할 만 하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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