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감각과 시차 적응.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다음달 6일 영국 런던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최강희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을 마지막으로 선수들을 점검, 오는 3월부터 다시 재개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의 준비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크로아티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의 강호로, 한국(34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월드컵 유럽예선 A조에서도 3승 1무로 무패를 기록, 벨기에에 골득실에서 뒤처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에두아르도 다 실바(샤흐타르) 등이 주축으로 버티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크로아티아의 강세가 점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크로아티아는 평가전으로 적격인 상대다. 단순히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만을 노리는 수준의 팀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좋은 평가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력 외에도 한국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바로 경기 감각.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대부분 현재 시즌을 소화하고 있어 특별한 훈련을 소화하지 않아도 경기력이 절정이지만, 한국 선수들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내파와 J리그 소속의 선수들은 휴식을 마치고 동계훈련에 들어간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연습경기는 꿈도 꾸지 못하고 체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 단계다. 선수들의 기량 차 외에도 경기에 임하는 준비 조건 자체가 다른 것이다.
다른 문제도 있다. 바로 시차 적응이다. 한국과 영국은 9시간의 시차가 있다. 하지만 한국 선수단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은 경기일을 제외하고 불과 6일이다. 경기 당일에는 제 컨디션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훈련을 소화하는 과정에서는 집중도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런던으로의 이동을 위한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 무시하지 못한다.
분명 한국에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세계 축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강호와 홈이 아닌 원정지역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영향을 미치는 경기 감각과 시차 적응에 대한 대비책이 확실하지 않다면, 그 자극이 과연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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