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달 안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창원의 새 야구장 입지 문제가 자욱한 안갯속에 표류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지난해 6월 최종 후보지를 선정, 공사를 시작해 2015년 2월 준공하겠다는 게 통합 창원시의 발표였다. 그러나 2013년 1월 중순이 넘도록 창원시는 입지 선정을 마무라하지 못하고 있다. 반년이 넘는 시간을 질질 끌었는데도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다.
NC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NC는 지난 2011년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 총회에서 9구단 창단 승인을 받았다. 그 조건 중 하나가 바로 '5년 이내에 2만5000석 이상 규모의 새 야구장을 확보해야 하며 만약 이행하지 않으면 KBO에 지불하게 될 예치금 100억원을 반환하지 않고 KBO에 귀속시킨다'는 단서였다. 최소 공사기간 24개월에 행정절차 6~8개월까지 고려하면 2016년 3월까지 시간이 아주 빠듯하다.

문제는 입지 선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정치적인 싸움 때문이라는데 있다. 현재 최종 후보지로는 창원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 3곳으로 압축된 상태. 그러나 창원시의회에서 야구장 입지가 먼저 발표될 경우 시청사 소재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야구장 입지 선정 유보를 요청한 이후 지금까지 미뤄졌다. 용역 결과와 여론 투표 결과가 나왔는데도 합의점을 못찾고 있다.
2010년 출범한 통합 창원시는 새로운 청사를 놓고 정치적 논리로 대립 중이다. 지역별 균등 분배를 놓고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지역 대통합은커녕 지역 이기주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에서는 "통합창원시의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꼭 용역 결과 대로 입지를 선정할 형편이 못 되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다. 통합 이후 최대 이슈이자 쟁점인 통합청사 문제가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 것에서 나타난다.
상당수 야구인들은 지난해부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입지 문제로 우려를 나타냈었다.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은 "야구장 건설은 로드맵 대로 가야 하는데 부지 선정 때문에 일이 복잡해졌다.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평가단과 통합창원시민들의 여론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나온 용역 결과와 여론 투표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만큼 철저한 정치 싸움으로 변질됐다.
최악의 경우 NC는 예치금 100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창원을 떠나 연고지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제 막 터를 잡고 시작하려는 신생팀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러나 KBO가 이미 지난해 7월 신축야구장 건설 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연고지 이전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경고성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지난 21일 간부회의에서 야구장 입지 선정 문제를 이달 말까지 매듭지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강조는 지금껏 수 차례 있었다. 오히려 여론 투표 결과 발표 이후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예측 불가 상황이다. NC도 이번주 중 구단 입장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기약없는 창원 새 야구장 입지 선정이 언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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