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류승완 감독)이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할 만한 2013년 초대형 프로젝트의 위용을 드러낸 가운데, 주인공 하정우의 진가를 다시금 발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은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미션을 그린 작품.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란 수식어로 불릴 만큼 고난도 와이도 액션부터 맨몸 액션, 총격 액션, 폭파 액션 등 스케일 큰 액션들이 눈을 사로잡지만 가장 보는 이를 몰입시키는 것은 하정우의 활약이다.

극 중 세계 최고 실력의 북한 고스트 요원 표종성 역을 맡은 하정우는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보여줬던 터프함과 남성미에 더해 아내를 향하는 사랑 등의 내면 연기로 다시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표정이나 대사가 특별히 강하지 않은데도 보는 이를 강하게 몰입시키는 특징이 있는 하정우는 이번에도 역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히 류승범 등 적들과 벌이는 하정우의 맨몸 액션은 할리우드 첩보영화 '본' 시리즈를 넘그것을 넘는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절도 있는 액션신들은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의 치열한 연구 끝에 완성된 태권도 기반의 새로운 격술 신들이다.
영화 '추격자', '황해', '러브 픽션',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등 선 굵은 캐릭터나 말랑말랑한 연기에도 매번 관객들을 놀라게 하며 신뢰감을 쌓은 하정우가 북한말을 사용하는 액션 요원으로도 변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키운다.
무엇보다도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의 캐스팅은 정말 '행운'이다. 하정우를 비롯해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들을 최고로 해 내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목적으로 움직이는 멀티 캐스팅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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