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박지성(32, 퀸스 파크 레인저스)을 가리켜 ‘칭크(중국인을 비하하는 말)’라 부르는 등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어 기소됐던 영국의 축구팬이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지난해 10월 퀸스 파크 레인저스의 홈구장인 로프터스 로드에서 벌어진 QPR과 에버튼의 리그 경기에서 박지성과 빅토르 아니체베(25, 에버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윌리엄 블리싱(42)이라는 남성이 런던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선고 받았다고 21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거주지가 리버풀로 에버튼의 열성팬으로 알려진 블리싱은 당시 나이지리아 출신 아니체베를 향해 “빌어먹을 검은 원숭이”라는 외치는가 하면 QPR의 박지성에게는 “칭크를 쓰러뜨려라”라며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그는 사건 당시 자신의 아내를 비롯해 딸(16)과 아들(11) 그리고 세 살배기 손자까지 함께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을 주고 있다. 블리싱은 결국 옆에서 함께 관전하며 이 말을 들은 동료 팬 2명에 의해 신고됐고 법정에까지 서게 됐다.
블리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그를 신고했던 사람 중 하나인 닐 조르단은 “블리싱은 QPR이 골을 넣을 당시 자신의 아이 중 한 명에게 남자답게 굴라고 다그치며 울린 것을 시작으로 아니체베와 박지성에게 잇따라 욕설을 퍼붓었다”고 말했다.
조르단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 순간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피부색을 가진 선수들에 대한 의도된 발언이라 느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밝힌 또 한 명의 목격자 역시 “많은 축구 경기를 봐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면서 유죄를 주장했다.
한편 블리싱에 유죄판결을 내린 런던 법원의 판사는 모든 진술과 증거를 검토한 끝에 “선수 당사자들이 만약 이 발언을 실제로 들었다면 매우 불쾌했을 것”이라며 유죄 판결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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