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과 악수를 하는 '친절한 톰 아저씨'. 그런데 왜 국내에는 친절한 톰 아저씨에 버금갈만큼 상냥한 배우가 없을까.
얼마 전 자신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 '잭 리처'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가 친절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눈길을 끈 가운데 국내배우들의 아직은 부족한 팬서비스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잭 리처' 레드카펫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톰 크루즈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약 1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레드카펫을 걸으며 팬들을 만났다.

행사 관계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친절했던 그는 예정된 무대인사 시간 탓에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마련된 행사장을 그냥 지나쳐야 했지만 무대인사를 가기 직전까지도 자신이 만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사인과 악수, 그리고 함께 사진까지 찍어주는 등 매너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번 할리우드 톱스타의 친절함을 지켜 본 팬들은 그의 친절함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한편, 그만큼의 친절함을 보여주는 국내배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 행사를 진행할 때 톰 크루즈가 했던 것처럼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국내배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저 몇몇의 팬들과 만나 악수를 하는 정도가 전부.
이처럼 국내배우들 중 또 다른 '친절한 톰 아저씨'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팬들과 직접 만나는 행사가 국내배우들에겐 아직까진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비교적 레드카펫 행사가 많기에 외국배우들은 팬들과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만 아직까지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
영화계 한 관계자는 22일 오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 배우들은 직접적으로 팬들과 만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할리우드에는 그런 행사들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하다. 옛날에 비하면 (행사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팬들과 많이 만나지 못하다 보니 거리감을 갖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배우들의 팬서비스가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영화 '도둑들' 레드카펫 행사 당시 김혜수가 무릎을 꿇고 사인을 해주는 모습 등이 그것. 또한 '팬 업고 영화 보기'라는 공약을 실천한 김수현과 팬과의 일일데이트 공약을 지킨 고수 등 팬들과 직접 만나는 배우들도 눈에 띈다.
더불어 한국영화 전성시대를 맞아 배우들의 레드카펫 행사 역시 많아지면서 점차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배우들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한국판 '친절한 아저씨' 혹은 '친절한 언니/오빠' 의 탄생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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