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연 2013년 상반기 기대작인 '베를린'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호평 세례를 이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본격 연기파 배우들 대전인 1~2월 극장가는 전운(戰雲)을 띄게 됐다.
지난 21일 베일을 벗은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제작비 100여억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상반기 주요 기대작 중 한 편이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는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에 있는 대작으로 당분간 이 영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보통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 기대감이 최고의 방해물이라고 할 정도로 제작진, 감독, 배우들에게는 부담감일 수 밖에 없는데 '베를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시사 직후 SNS를 통해 반응이 순식간에 퍼지는 요즘, 입소문이 흥행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베를린'에 대한 반응은 기대감 만큼 뜨거워 관계자들이 우선 한숨을 돌렸다. 전에 보지 못한 한국 액션영화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 등 배우들의 재능과 시너지 효과, 류승완 감독의 액션에 대한 감각, 웃음과 감동이라는 한국인의 흥행 코드를 과감히 벗어나 뚝심있게 밀고나간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기대치를 만족시키거나 이를 넘었다는 평이다. 물론 본격 개봉을 하고 관객들을 만나야 정확한 반응이 나오겠지만 분위기가 지난 해 '도둑들'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베를린'에 대한 입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극장가는 한층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태다. 현재 박신양 주연 '박수건달'이 예상 외 더 큰 선전으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가운데, '베를린' 보다 한 주 전 개봉하는 영화는 NEW에서 배급을 맡은 '7번방의 선물'(24일 개봉)이 있다. 또 '베를린' 개봉 한 주 뒤인 2월 7일에는 롯데 배급의 '남쪽으로 튀어'가 극장에 걸린다.
'7번방의 선물' 역시 지난 해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신드롬을 일으킨 흥행배우 류승룡이 첫 주연을 맡은 휴먼 코미디로 '웃음과 눈물'이라는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최근 열린 일반 시사회에서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 관객들 역시 눈물바다를 만들 정도로 반응이 좋다.
'남쪽으로 튀어'는 흥행 보증 수표 김윤석이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타짜', '완득이', '도둑들' 등에 출연하며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선 김윤석은 그 만큼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두 편 모두 힘주지 않고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들로 '베를린'과 다른 매력을 각기 지니고 있다.
세 작품 모두 다양한 장르와 색깔을 자랑하지만 충무로 대표 연기파 남자 배우들, 이른바 '대세'들의 활약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오는 2월 6일에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 할리우드 액션 영화 '다이하드:굿데이 투다이'가 극장가에 합류한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