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또, 카라티, 폴라폴리스...다 '외계어'였어?
OSEN 이예은 기자
발행 2013.01.23 09: 40

의류업계에선 일반인들이 모르는 용어가 넘쳐난다. 지난번에는 수많은 의류업계 외계어(?)’ 중 ‘나그랑’, ‘보카시’, ‘후라이스’, ‘단가라’, ‘실켓’, ‘시보리’ 등의 용어를 어원과 함께 분석했다. 일본어에서 온 용어가 특히 많았다. 자주 보면서도 정확히 뜻을 몰랐다는 이들 또한 많았다.
남성의류쇼핑몰 조군샵과 함께 알쏭달쏭한 의류업계 용어를 한 번 더 들여다봤다. 늘 듣던 말이지만 어디서 온 말인지, 어떤 개념인지 얼른 알 수 없는 그런 말들이다. 개중에는 틀린 말도 있었다.
▲폴라폴리스
‘폴라폴리스’라는 소재의 이름은 옷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머릿속에 어떤 원단을 말하는 것인지 딱 떠오르는 이들도 많을 터다. 이는 폴리에스터 원사를 이용해 양털처럼 따뜻하면서도 부드럽고 가벼운 효과를 내는 옷감이다. 하지만 ‘폴라폴리스’가 틀린 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점 하나 차이지만, ‘폴라폴리스’가 아니라 ‘폴라플리스(Polar fleece)’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원단의 이름이 ‘폴리스’가 아니라 ‘플리스’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폴라플리스’ 또한 이 원단을 통칭하는 이름은 아니다. 폴라플리스란 플리스(fleece) 원단 중 하나의 이름일 뿐이다. 때문에 그저 ‘플리스’라고 칭하는 것이 맞겠다.
▲폴라티
‘폴라폴리스’와 함께 ‘폴라’가 들어간 또 하나의 잘못된 용어가 ‘폴라티’ 또는 ‘목폴라’이다. 대표적인 콩글리시의 하나로 종종 지적받는 ‘폴라티’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엇인지 알지만, 사실 영어에 없는 말이다. 거북의 목을 뜻하는 ‘터틀넥’이 맞는 표현이다.
‘폴라티’라는 말은 ‘폴로넥 셔츠(polo neck shirt)’가 잘못 변형되면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폴로넥은 우리가 익히 아는 ‘폴라티’, ‘목폴라’를 말하기도 하지만, 2, 3개의 단추가 달려 있고 칼라가 붙어 있는 ‘폴로 셔츠’, ‘피케 셔츠’의 목 부분을 칭하기도 한다.
▲카라티
바로 전에 언급한 ‘폴로 셔츠’, ‘피케 셔츠’를 잘못 칭하는 용어 또한 많이 보인다.바로 ‘카라티’ 이다. 목에 달린 칼라(collar)를 일본식으로 ‘카라’라고 칭하면서 붙은 명칭이다. ‘카라티’가 올바른 말이 아니라는 것은 많이 알지만, 알아듣기 쉽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는 종종 쓰인다.
‘카라티’ 대신 ‘피케 셔츠’ 또는 ‘폴로 셔츠’라고 부르면 된다.  피케(PIQUE)란 가로나 마름모 형태를 이루며 짜인 면직물을 말하는데, 이것을 편의상 ‘PK(PIQUE KNIT)’라고 부르면서 ‘PK 셔츠’라고 쓰기도 한다.
▲분또
원단의 이름을 접할 때 ‘분또’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꽤 있다. ‘신축성이 좋은 분또 소재’라고 했을 때, 그 옷감을 접하면 어떤 느낌인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말만 들어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분또’라는 명칭은 프랑스어의 ‘PONTE DE ROMA’라는 직물명에서 나왔다. 이 프랑스어를 일본식으로 ‘분또’라고 읽으면서 한국 의류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딱히 순화된 용어가 없는 상태다.
이 소재는 쉽게 말해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재킷, 코트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우며 이중으로 짜인 원단이다. 하지만 정장을 만드는 직물류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며, 다소 가볍고 캐주얼 감각이 돋보인다. 격식을 잃고 싶지 않으면서도 활동이 편안한 옷을 만들기에 좋은 직물이라고 보면 되겠다.
▲해리, 해리 치다
의류업계에서 종종 쓰이는 용어 중에 ‘해리’라는 것이 있다. ‘목 부분에 해리 처리가 되어 있어 잘 늘어나지 않는다’ 또는 ‘목에 해리를 쳐야 한다’는 식으로 쓰인다. 과연 ‘해리’란 무엇일까?
이 역시 일본어에서 온 표현이다. 일본어 '헤리(へり, 縁)'는 ‘가장자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해리 친다’는 말은 잘 늘어나거나 변형되지 않도록 바이어스 테이프나 다른 천으로 박아 처리하는 작업을 지칭한다. 목 부분이나 소매의 암홀(arm hole)에 주로 ‘해리를 치게’ 되는데, 이 또한 ‘바인딩 처리’ 정도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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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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