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이상이라고 노장 소리를 듣는 시기는 예전에 지났다. FA 제도가 생긴 이후 기량을 유지하고 경험이 더해져 여전히 팀의 중심인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도 정성훈(33), 이진영(33), 홍성흔(36), 이호준(37)은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LG와 재계약을, 홍성흔과 이호준은 각각 두산과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팀에서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동일하다. 팀의 주축 선수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후배들을 이끄는 것, 그리고 개인 기록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지난 4년 동안 LG의 FA 잔혹사를 종결시켰다. 이진영은 LG 유니폼을 입은 2009시즌부터 426경기에 출장하며 3할4리 440안타 211타점을, 정성훈은 466경기 2할9푼2리 36홈런 458안타 218타점을 올렸다.

LG는 이진영으로 인해 정상급 좌타라인을 가동했고 정성훈으로 인해 무주공산이었던 3루수 문제를 해결했다. 둘의 활약이 LG의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예 선수 중 이들과 포지션이 중첩되는 이가 없었던 것을 돌아보면, 최하위를 기록한 2008시즌의 순위가 반복됐을 수도 있었다.
작년 11월 둘은 4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이 종료되는 2016년에도 30대 중반인 것을 돌아보면 지난 4년의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기록적인 면 외에도 정성훈은 내야진의 고참 역할을, 이진영은 특유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LG가 앞으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면 정성훈과 이진영의 활약은 필수조건이다.
1999년 프로 입단 후 10년 동안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홍성흔은 롯데에서 보낸 지난 4년간 역대 최고의 FA 모범생이었다. 475경기에 나서 3할3푼 59홈런 568안타 321타점으로 롯데 핵타선의 중심 타자였다. 비록 수비 포지션 없이 지명타자로 나와 올린 기록이지만 롯데에서 홍성흔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결국 홍성흔은 4년 31억원 계약과 함께 두산으로 유턴했다.
그러나 4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홍성흔의 어깨는 무겁다. 김동주, 윤석민, 최준석, 오재일 등 자신과 포지션이 겹치는 타자들과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물론, 특유의 파이팅으로 고참 역할도 소화해야한다. 이미 두산은 홍성흔에게 주장완장을 채운 상태,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미야자키 전지훈련이 홍성흔에겐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앞의 세 명과는 달리, 이호준은 2008년 FA 계약을 맺은 이후 롤러코스터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2008년과 2009년 2년에 걸쳐 양 쪽 무릎을 모두 수술한 만큼 기복이 심했고 결국 2011시즌이 끝난 후 FA 신청 없이 연봉의 반이 삭감된 계약을 맺었다.
2012시즌 선수 생명의 기로에서 이호준은 다시 일어섰다. 127경기를 뛰면서 5년 만에 타율 3할을 달성했고 18홈런 78타점으로 중심타선에서 자기 몫을 다했다. 그리고 자신이 부진할 때에도 덕아웃 리더 역할에 충실했던 이호준의 리더십이 신생팀 NC을 움직이게 했다. 3년 최대 20억원에 사인한 이호준은 NC의 제1대 주장으로서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가고 신생팀에 첫 번째 색을 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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