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워'(김지훈 감독)가 2013년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타워'는 지난 22일 전국 372개의 상영관에 3만 5210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관객수는 501만 237명.
이로써 지난 해 12월 25일 개봉한 '타워'는 29일 만에 새해 첫 500만 고지를 돌파했다. '타워'는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수건달'을 필두로 '잭 리처', '몬스터 호텔', '더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신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장기 흥행력을 보였다.

이로써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으며 개봉한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는 손익분기점을 넘고 관객들의 호응을 받는 데 성공했다.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설경구, 김상경, 손예진, 김인권 등이 블록버스터의 주인공들로 분했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시작한 '타워'의 500만 돌파는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 한국영화 CG의 발전
'타워'의 드라마적인 부분에는 이견이 있다 하더라고 한 단계 발전한 한국영화의 기술력을 보여줬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김지훈 감독은 "실사와 CG를 잘 구분 못하겠더라"는 말에 "나 역시 헷갈린 적이 있다. CG를 지적한 부분이 있는데 스태프가 '감독님, 저거배우들과 진짜로 찍은 실사인데요'라고 하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한국의 CG기술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놀라울 만큼 성장했다. 영화를 보며 전문가들도 CG와 실사 촬영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속에서는 눈부신 고층건물 타워스카이가 무너지는 장면과 물과 불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실사와 CG장면의 조합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곤돌라 장면'과 '구름다리 장면'은 한국영화에서 전에 볼 수 없던 재난영화 속 명장면으로 꼽힌다.

- 김지훈 감독 '7광구' 그늘 벗다
'화려한 휴가'를 만들어 흥행감독 반열에 올라섰던 김지훈 감독은 전작 '7광구'로 관객들에게 외면당했다. 스스로 집행유예시간이라고 말할 정도로 여파가 있었는데, 이번 '타워'를 통해 그 아픔을 어느 정도 씻게 됐다.
김지훈 감독은 "흥행이 돼 좋다기 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거다. ('7광구'로 인해)스태프나 배우들, 관객들에게 실망을 많이 드렸다. 영화적인 흥행을 떠나서 가까운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줘서 이번에는 상처를 안 줘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이번에는 많이 봐 주셔서 그런 점에서는 우선 안도가 된다"라며 '타워'의 흥행에 안도감을 내비쳤다. 김지훈 감독은 이번 영화가 그에게 로드맵을 제공했다면, 꾸준히 상업영화 감독으로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한국형 재난 불패 공식 생길라
한국형 재난 영화가 장르물로 좀 더 탄탄해지고 있다. '해운대', '연가시', 그리고 '타워'에 이르는 토종 재난영화가 관객들의 연이은 호응을 얻은 것.
한국형 재난 영화는 지난 2009년 '해운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해운대에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밀려온다는 설정 하에 가장 어렵다는 물 CG를 구현한 이 영화는 113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이어 등장한 영화는 지난 해 7월 선보인 '연가시'. '해운대'보다 사이즈가 작은 대신 기발하고 독특한 설정으로 승부수를 걸었던 '연가시'는 기생충-집단 감염을 소재로 한 국내 최초의 영화였다.
하지만 '연가시'의 흥행 전망은 밝지 않았다. 설정이나 소재 자체는 재미있으나 드라마나 편집에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것. 그러나 '연가시'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난 여름 45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런 재난 영화의 흥행사를 '타워'가 이으면서 한국형 재난 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집단 주인공이 등장하는 토종 재난 영화의 불패 공식이 탄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기대를 가질 법 하다.
특히 물 난리, 기생충 감염에 이어 화재를 소재로 한 '타워'는 한국형 재난 영화의 또 다른 단계를 선보이며 이 장르의 진화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한층 자연스러워진 CG와 스케일 큰 화면 구현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토종 재난 영화는 이 장르의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코미디, 신파와의 결합을 얼마나 매끈하게 다듬을 지도 앞으로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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