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남쪽으로 튀어' 첫공개, 의식있는 소동극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23 17: 11

영화 '남쪽으로 튀어'(임순례 감독)가 독특한 캐릭터의 김윤석을 통해 '행복한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23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첫 공개된 '남쪽으로 튀어'는 사회주의 학생 운동에 헌신하다가 아나키스트로 변한 아버지 최해갑(김윤석)과 그의 가족들이 고향인 남쪽으로 떠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일본 유명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김윤석이 분한 최해갑이라는 캐릭터에 크게 의존하는데, 중반부까지 큰 사건이 없는데도 이 인물을 보는 재미가 꽤 있다. 긴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갖고 있는 야인같은 외모에 회사는 안 가고 빈둥빈둥 대기만 한다. 그러나 관객이 거의 없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영화 감독이고 나름 정체모를 팬클럽도 있다. 보통이라면 바가지를 박박 긁는 게 정상일 듯 한 아내 봉희(오연수)는 누구보다 최해갑 '빠'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김윤석의 연기 변신이 주목됐는데 지난 해 선보인 영화 '도둑들'보다 더 제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다. 못 마땅한 건 안하고, 할 말은 하며 사는 최해갑으로 분한 그는 세상에 없는 '꼴통'이나 외계 행성에서 온 이방인 같으면서도 영화 속 대사처럼 머리 속을 꺼내 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매력이 있다. 카리스마 쟁이 김윤석은 특유의 남성미와 카리스마에 좀 더 수더분한 인상의 아나키스트로 '시골의 체 게바라' 같은 느낌을 준다. 세 아이를 둔 아버지란 인물에서 나오는 따뜻함도 있다.
영화는 꽉 짜여진 드라마나 빵 터지는 유머가 있는 것은 아니나 느슨한 흐름 속에 보는 이를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들섬에 있는 인물들은 악인이거나 선인이거나 대부분 귀엽다. 그래서 오글거릴 정도의 착한 영화는 아니나 위험 상황에서도 모든 상황과 소동을 따뜻하게 지켜보게 된다.
 
중반부가 지나 들섬에서 일어나는 일은 최해갑 개인사가 아닌 사회를 향한 메시지다. 주민등록증을 자르고 공무원을 앞잡이라고 욕하며 부당한 세금 거부, 국민연금 거부 등 국가가 정해놓은 국민의 의무를 거부하는 최해갑을 이해하지 못한 관객이라도 결국 인간, 자연, 교육, 더 나아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외치는 그는 관객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린다.
원작이 이상한 아빠를 이해하게 되는, 사춘기 소년의 성장물이라면 영화는 최해갑과 그 주변인들이 만드는 의식있는 코믹 소동극이다.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최해갑의 '올바른 정의'가 관객들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오는 2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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