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불보듯 뻔한데, 왜 자꾸 글이 올라올까.
스타들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글들이 적잖게 화제를 모으며 연이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언제나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돌 스타들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 '우울한' 글들을 공개했다가 팬들에게 '인지부조화'를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예능돌로 두각을 나타내며 늘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준은 23일 팬카페에 올린 심경글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내가 로봇인가? 누굴 위해 계속? 참을 만큼 참았고 나에게도 의견이라는 게 있는데"라면서 "난 사람이니까 눈에 보이는 거짓연기 못함"이라고 적었다. 자신의 본심과 다르게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고충을 털어놓은 셈.

이는 방송에 나와 밝은 표정을 짓는 연예인들을 향해 '혹시?'라고 의구심을 가졌던 순간들에 제대로 힘을 싣는 내용이다.
이같은 고충 토로에는 보통 '경솔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잇따른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연예인이 지나치게 솔직했다는 의견. 연예인 입장에서는 꽤 가혹하다.
그러나 소속사 입장에서는 일견 맞다. 이를 수습하는 몫은 소속사로 돌아가게 마련인데, 사실상 날벼락에 가깝기 때문. 지난해 리쌍은 MBC '무한도전' 콘서트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자 돌연 은퇴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겨 소속사와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어린 여성 가수들은 주어가 없거나 쉽게 알아보기 힘든 암호와 같은 글들을 남겨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네티즌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너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본인의 이미지도 마이너스 됐다.
이준의 소속사 제이튠은 모두 소속사가 끌어안았다. 소속사는 "이준이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해가며, 소속사 측과 의견을 절충 하던 중 생긴 일"이라며 "이준은 컨디션 확보를 통해 진실성 있는 무대를 그리고 싶어 했으나 이미 예정된 스케줄은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하고자 했던 상황이었다. 다소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충분히 소속사 가족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욱 더 철저한 스케줄 관리를 통해 진실로 스케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속사들은 대체로 연예인들이 온라인에 민감한 내용의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100% 방지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거의 모든 논란의 이유가 되고 있는 트위터 역시, 줄이도록 권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금지하진 않는 상태. 연예인들에게도 소통의 창구는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
한 아이돌 가수 관계자는 "온라인에서의 소통에 큰 리스크가 있는 건 사실이다. 아예 온라인 소통을 막는 방법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늘 공식입장을 통해서만 대응을 하는데 한계가 있고, 연예인에게도 소통의 장은 있어야 하니까 순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된다. 연예 활동을 하다보면 여러 장애를 만나곤 하는데 이미지에 안좋을 걸 알면서도 이런 저런 토로를 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팬들도 단순히 글만 보지 말고, 그런 글을 올리게 된 심적 상황 등을 아울러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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