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부상 극복 풀타임' 스완지, 첼시 꺾고 리그컵 결승행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1.24 06: 41

거친 태클에도 굽히지 않고 일어난 기성용(24, 스완지시티)의 투지가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에 위치한 리버티 스타디움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캐피탈 원 컵(리그컵) 준결승 2차전 첼시와 홈경기서 선발 출전했다. 이날도 레온 브리튼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전후반 내내 스완지시티의 중원을 조율하며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기성용은 전반 37분 하미레스의 태클에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가 유력시됐다. 하지만 잠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던 기성용은 교체 없이 곧바로 복귀, 직접 뛰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스완지시티는 이 경기서 첼시와 0-0으로 비기며 합계 2-0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10일 첼시의 홈인 스탬퍼드 브리지서 열린 1차전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던 스완지시티는 이날 무승부로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컵 결승에 진출, 4부 팀 브래드포드시티와 맞붙게 됐다. 스완지시티의 리그컵 결승 진출은 1912년 팀 창단 이후 101년 만의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이자 1925-1926시즌과 1963-1964시즌에 FA컵 4강에 진출한 이후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페르난도 토레스 대신 뎀바 바를 선발로 내세운 첼시는 후안 마타와 에당 아자르, 오스카가 공격을 지원하면서 2차전서도 끊임없이 스완지시티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뒤지고 있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첼시의 공격은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전 59%의 점유율을 보이면서도 슈팅은 7개에 그쳤고 그 중 3개만이 스완지시티의 골문을 향했다.
오히려 스완지시티가 더 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중원에 자리잡고 안정적인 패스를 공급해준 기성용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전반 23분 하미레스의 중거리슛을 막아내는 등 골문을 단단히 지킨 게르하르트 트렘멜 골키퍼의 선방도 첼시를 꽁꽁 묶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블로 에르난데스가 조나단 데 구즈만의 패스를 받아 첼시 진영 깊숙히 침투하는 등 스완지시티가 날카로운 역습을 개시했다. 비록 에르난데스의 침투는 오프사이드였지만 첼시로서는 가슴이 철렁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첼시도 후반 5분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바가 강렬한 슈팅을 날리면서 맞대응했다. 바의 슈팅은 스완지시티의 수비수 라인에 밀려 골포스트를 빗겨났지만 시간이 부족해진 첼시의 공격은 이후 더 거세졌다. 후반 27분 바와 2대1 패스로 전진해 들어오던 마타가 또 한 번 슈팅을 날려봤지만 이마저 트렘멜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첼시는 연달아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스완지시티가 밀고 올라오는 양상이 되자 눈에 띄게 당황한 첼시는 이바노비치 대신 다비드 루이스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후반 32분, 아자르가 볼보이와 공을 두고 다투던 상황에서 그를 걷어차며 반스포츠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까지 떠안게 됐다.
11대10로 싸우는 상황에 홈팀 볼보이가 공격당한 것에 대한 투지가 스완지시티를 한층 더 거칠고 빠르게 만들었다. 스완지시티는 이후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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