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것 대신 하고 싶은 걸 이야기해봐".
염경엽(45)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새로운 훈련 스타일이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 이어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특이한 훈련 스케줄을 꺼내들었다. 선수들이 일괄적으로 같은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종일 타격 연습을 하는 선수가 있고 하루종일 수비훈련만 하는 선수가 있다. 염 감독은 당시 "마무리훈련인 만큼 자신이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훈련 방법이 애리조나에서도 적용된다. 24일(한국시간) 훈련에서는 이날 '배팅 데이'를 맞은 김민성과 조중근은 허문회 타격코치와 함께 오전 내내 타격 훈련을 했다. 심수창과 김성태는 롱 토스를 하는 투수들 곁에서 밸런스 잡는 연습만 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별로 개별적으로 스케줄을 짜주고 있다. 선수들도 그때 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해줬으면 좋겠다. 코치들이 스케줄을 옮겨서라도 도와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투수조 훈련도 선수 중심으로 진행된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미국에 오기 전 (이)정훈이가 러닝 훈련 뒤에 밸런스 연습을 하면 체력이 다 빠져 폼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요청을 해 시간을 바꿨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한다면 최대한 맞춰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엄격한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코치들의 요구에만 순응해 훈련을 한다면 먼 곳까지 와서 훈련을 하는 보람이 없다는 것이 넥센 코치진의 시선이다. 염 감독의 '창의적인 훈련'이 선수들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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