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예능 캐릭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버럭여신’ 캐릭터.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아름다운 외모와 신비로운 이미지로 둘러싸인 여배우들이 이 같은 껍질을 벗고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며 이른바 반전 캐릭터로 주목 받고 있다.
‘버럭여신’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는 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특히 상대편과 대결하는 과정에서 유독 도드라진다. 그중 ‘버럭여신’ 캐릭터를 금맥처럼 캐내는 프로그램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꼽을 수 있다. ‘런닝맨’은 팀이나 개인 대결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만큼 출연진들 사이의 경쟁심이 필연적으로 생겨나 그만큼 ‘버럭여신’의 등장이 잦다.

‘런닝맨’을 통해 ‘버럭여신’에 등극한 여배우는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한효주를 비롯해, 도시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엄지원 등을 들 수 있다. 한효주는 ‘런닝맨’ 멤버 하하에게 일명 밭다리 공격을 당한 것은 물론, 한 웅큼의 새우젓을 억지로 먹은 뒤 이 같은 상황을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며 고함을 쳐 ‘버럭여신’에 등극했다.
엄지원이 ‘버럭여신’이 된 건, 팀 간 대결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자신의 생존여부가 절체절명에 다다른 순간 이뤄졌다. 의자 빼앗기 게임 도중 ‘런닝맨’ 멤버 유재석에게 패할 상황에 놓인 엄지원은 “나 게스트야! 오빠 중심부 찬다!”는 살벌한 문장을 기운차게 외쳐 ‘런닝맨’ 역대 최강의 ‘버럭여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남자 배우들의 경우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경우는 특유의 ‘허당기’를 드러낼 때다. 잘생긴 외모와 분위기로 작품에서 백마탄 왕자님 노릇을 톡톡히 했던 남자배우들은 이 같은 이미지와 달리 곳곳이 허술한 모습으로 이른바 ‘허당훈남’에 등극하곤 한다.
SBS 토크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배우 박시후는 ‘허당훈남’의 좋은 예다. 그는 ‘힐링캠프’에서 자신을 만석꾼 집안 출신에 말끔한 외모를 지닌 ‘충청도 킹카’로 소개했지만, 나이를 묻는 질문에 “젊게 살고 싶다”며 얼버무리고, 속옷 모델로 활동하며 계약기간을 “제품이 다 팔릴 때까지”라고 고백하는 등 허술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대 출신의 이른바 ‘엄친아’ 연예인으로 불리는 이상윤도 이를 피할 갈 수 없었다. 이상윤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을 당시 이보영으로부터 대본 곳곳의 내용을 페이지까지 기억하며 상세히 알고 있는 듯 했지만, 막상 확인해 보면 틀린 구석이 많았다는 폭로를 당해 ‘허당훈남’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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