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이 독립 편성 후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야기, 연기, 음악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푸른거탑’은 남성들에겐 ‘공감 백배’, 여성들에게는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푸른거탑’ 첫 회에서는 현역 군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야외 훈련인 혹한기 훈련을 소재로 한 ‘혹한기 비긴즈’, ‘변의 전쟁’ 등의 에피소드가 방송됐다. tvN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2’에서 독립한 후 처음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원초적인 소재, 강렬한 이야기로 보는 이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혹한기 비긴즈’에서는 특히 말년 병장 최종훈의 코믹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말년 병장임에도 힘든 혹한기 훈련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이런 젠장. 말년에 혹한기라니”, “말년에 내복을 다섯 개나 껴입고 혹한기라니. 이런 젠장”이라며 울분 섞인 외침을 내질러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 또한 최종훈의 몫이었다. 그는 혹한기 훈련 중 뱀술을 담그기 위해 뱀 한 마리를 포획해 숙소에서 보관했다. 그러나 최종훈은 자는 동안 자루에서 도망친 뱀에게 자신의 중요부위를 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리고 의무대에서 뱀에게 물린 중요부위에 얼음찜질을 받던 그는 이렇게 외쳤다. “이런 젠장! 말년에 거시기에 얼음 찜질이라니!”
두 번째 에피소드 ‘변의 전쟁’은 변을 보지 못한 부대원들이 차례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최종훈은 산비탈에서 볼일을 보던 중 넘어져 추운 겨울 얼어버린 자신의 변에 뒤통수를 박고 말았다. 김재우는 급한 볼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그 곳에 있는 것은 이미 볼일을 보던 중인 투스타 간부. 결국 배를 움켜쥐고 고통을 참던 김재우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은 성공했지만 바지를 내리던 중 자신도 모르게 세상 밖으로 나온 변 때문에 온갖 고충을 겪는다.
방송 말미에는 김호창 상병의 ‘변 잔혹사’가 등장했다. 김호창은 훈련 중 볼일을 보고 싶었지만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는 체질이 아니다”라며 부대에 복귀할 대 까지 꾹 참았다. 결국 부대 앞까지 복귀한 김호창은 또 다시 변의를 느꼈지만 “아자!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마지막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그 때 김호창의 구호를 들은 간부가 “그래. 파이팅이다 이녀석아”라며 그의 엉덩이를 두드렸고 그 순간 꼭꼭 숨어있던 변이 나오고야 말았다.
이처럼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진 ‘푸른거탑’은 군필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어내고 미필자들의 ‘웃픈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또한 여성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한 이 시트콤은 남녀 구분 없는 원초적 소재를 사용하면서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연기자들의 몸 바친 연기는 ‘푸른거탑’의 웃음에 큰 공을 세웠다. 이들은 추운 겨울 눈 밭에서 구르고, 과감히 상의를 탈의했으며 바지를 내리는 노출 연기도 선보였다. 방송 내내 적절하게 흐르는 배경음악인 MBC 드라마 ‘하얀거탑’ OST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영화를 패러디란 제목을 가진 ‘혹한기 비긴즈’는 장엄한 음악과 어우러져 더욱 재미를 더했다.
‘푸른거탑’ 첫 회는 최고시청률 2.11%를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첫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푸른거탑’이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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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푸른거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