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가 시청자들과의 소통에 부쩍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토크쇼의 시청률은 대부분 한 자리 대로 집단 MC 체제 하에 시청자와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그들만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첫 선을 보인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달빛프린스’는 MC 강호동, 탁재훈, 정재형, 용감한형제, 최강창민 등 5명의 MC군단이 첫 게스트 이서진과 함께 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방송 후 책을 예능 프로그램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색다른 시도로 호평을 이끌어냈지만, 책 속에서 주제를 찾았음에도 여타 프로그램에서 여러 번 다뤄졌던 사춘기, 첫 키스 등의 식상한 주제를 게스트에 던지는 것에 그쳐 시선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달빛프린스’는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국기준 시청률 5.7%로 동시간대 3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 14일 첫 방송돼 지금까지 2회 분량을 선보인 MBC 예능 프로그램 ‘토크클럽 배우들’은 황신혜, 심혜진, 예지원, 송선미, 고수희, 신소율, 고은아, 민지, 박철민 등 9명의 MC와 가수 존 박이 패널로 참여해 한국 영화와 배우들의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포맷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배우들’ 2회는 전국 기준 2.3%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14일 방송된 첫 방송(4.1%)보다 1.8%포인트 하락,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청률 난항 속 토크쇼는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피고 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MBC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가 급작스럽게 종영되며 귀환한 예능 대제의 몰락이 충격을 안긴 것에 이어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SBS 신동엽·이동욱의 ‘강심장’, 고현정의 ‘고쇼’ 등도 줄줄이 종영을 맞으며 더 이상 스타 MC와 스타 게스트만으로는 토크쇼가 승승장구 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한 사례로 보여줬다. 일반인의 고민 사연을 들어주는 포맷의 KBS 2TV ‘안녕하세요’의 성공 사례도 이를 뒷받침 한다.
연예인의 신변잡기 공개는 약발 떨어진지 오래. 그렇다고 그들이 속 깊은 고민 이야기를 하려고 치면 공감대를 찾을 수 없어 채널을 돌려버리는 야속한 시청자들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캐스팅 오디션’, ‘골방 토크’, ‘북 토크’, ‘영화 토크’, ‘랭킹 토크, ‘힐링 토크’ 등 다양한 포맷으로 시청자 앞에 등장하는 토크쇼 중 ‘달빛프린스’는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평가다.
‘달빛프린스’는 매주 정해진 책을 읽은 시청자의 질문을 받아 꾸려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첫 회에서는 시청자의 짧은 질문 이후 연예인의 신변잡기가 길게 늘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프로그램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달빛프린스’가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인 책을 더욱 활용하고, 시청자의 참여와 게스트의 토크 비중을 조절한다면 시청자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