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주목받을 선수를 꼽아 보면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28)를 빠뜨릴 수 없다. 올해가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강민호는 나이와 기량까지 모든 면에서 역대 최대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시즌 성적에 따라 강민호의 몸값은 더욱 뛸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봉협상에서도 강민호는 롯데 구단에 큰 숙제를 안겨줬다. 연봉 책정을 구단에 위임한 것. FA를 앞둔 강민호의 연봉 책정을 놓고 롯데 구단은 고심을 거듭했고 결국 3억원에서 83.3% 인상된 5억5천만원을 안겨줬다. 액수로만 2억5천만원의 연봉을 더 받게 된 것.
이에 강민호는 "개인적으로 연봉협상 결과보단 2013시즌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구단에서 내 가치를 인정해줘 감사하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신경써서 좋은 성적을 내고 팬들께도 좋은 플레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전해진 강민호의 소감은 그가 구단에 특별히 부탁해서 보낸 것이다. 24일 사이판에서 만난 강민호는 "구단이 생각보다 연봉을 많이 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정말 고마워서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올 시즌 후 FA 협상에서는) 롯데에 남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데뷔 후 9시즌 통산 타율 2할7푼5리에 114홈런 455타점을 기록 중인 강민호는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지 않고 공격력만 보더라도 타 팀에서 군침을 흘릴 만한 자원이다. 게다가 체력소모가 가장 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연 평균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안방을 굳게 지켜주고 있다.
강민호는 올 시즌 평년만큼만 해 준다면 연봉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다. 만약 3할 타율에 20홈런까지 기록한다면 그 가치는 폭등하게 된다. 그렇지만 강민호는 "올해는 특별히 목표를 세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이렇다. 지난해 강민호는 120경기 출장-20홈런을 목표로 세웠지만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강민호는 "그냥 달성 못 한게 아니라 딱 1개씩 모자랐다. 정말 아홉수라는게 있다"면서 "119경기 출전했고 홈런도 19개 쳤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 않고 매 경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강민호는 "절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 소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FA를 앞둔 해이기 때문에 자칫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강민호에게는 큰 낭패다. 이어 그는 "작년에 부상 당했을 때가 제일 답답했다. 내 (몸이) 마음대로 안 되는게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강민호가 이야기하는 건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안면 부상이다. 송구에 왼쪽 눈을 맞은 강민호는 한때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는 등 제 기량이 아니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에는 줄곧 출전했지만 후유증 때문에 부진하면서 롯데의 탈락을 막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따로 목표를 세우지 않겠다는 건 욕심을 내려 놓았다는 말과도 통한다. 선수들은 그럴 때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 강민호가 201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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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백승철 기자,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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