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자 귀국’ SK, 형평성과 융통성의 차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26 06: 30

지난해 고생하며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선수들을 먼저 재활치료 차 미국으로 보냈다. 기왕이면 따뜻한 곳에서 피로가 쌓인 부위를 온전하게 만들라는 배려. 그런데 본진 합류를 앞두고 체중-체지방률-근육량 테스트 불합격으로 전원 귀국조치 되었다. SK 와이번스의 재활조 6인 한국행은 형평성을 위해 정말 옳은 일인가.
SK는 지난 3일 팀 내 투수 6명을 먼저 미국 애너하임으로 보냈다. 엄정욱, 채병룡, 박정배, 박희수, 송은범, 김광현이었다. 이들은 부상 경력이 있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공통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정말 큰 역할을 해줄 투수들로서 특히 박희수는 팀의 가장 유력한 마무리감인 동시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의 주력 좌완이다. 추운 한국보다는 따뜻한 곳에 먼저 몸을 추스르고 만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이들은 당초 24일 애너하임에서 곧바로 플로리다 팀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틀어졌다. 플로리다 땅도 밟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유는 테스트 불합격이다.

SK는 1월 초와 중순에 걸쳐 국내에 남아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다. 체중, 체지방률, 근육량을 측정해 기준치에 미달된 선수들은 플로리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박경완, 최영필, 전유수가 테스트에 불합격해 캠프 합류가 불발됐다. 이 감독은 몇 차례 선수단에 엄포를 놓았고 실제 행동으로 움직였다.
출국 이전 테스트를 치르고 본진 합류 전 다시 테스트를 치른 6명의 투수들은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은 모두 지난 시즌을 치르며 크고 작은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다. 진통제 투혼으로 포스트시즌을 버티며 마운드에 오른 선수들도 있었다.
이 감독은 그에 대해 “나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원칙대로 하기로 했다. 누구를 봐주고 하면 팀을 이끌어나갈 수가 없다”라며 형평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은 부상 부위 치료 및 재활로 인해 무턱대고 체지방량과 근육량, 체중 관리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선수들이다. 더욱이 부상 부위는 투수 생명이 걸린 곳이고 재활조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음 시즌 팀의 명운을 쥐고 있는 투수들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르게 기준을 잡겠다는 생각. 그러나 이는 달리 생각해 보면 환자를 중환자실로 후송했다가 일반병실로 빨리 옮겨지지 않는다고 다른 작은 병원으로 옮긴 것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SK의 재활조 조기 귀국 조치는 형평성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융통성이 결여된 판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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