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명 정도 1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의 2013년 마운드 운용 구상에는 신인급 투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응룡 감독은 본진 출국에 앞서 이곳으로 먼저 와 투수들의 상태를 집중점검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신인 투수가 5명이나 캠프에 합류할 정도로 마운드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 감독은 "신인들이 다 괜찮다. 조지훈·송창현·이충호가 특히 좋다"며 "신인급 중에서도 이태양과 임기영이 괜찮다. 여차 하면 신인급 투수 5~6명 정도가 1군 엔트리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1군 투수 엔트리를 11~12명 정도로 운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인 투수들이 엔트리 절반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화는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 외 선발 김혁민·유창식, 불펜 박정진·송창식·안승민 정도가 확실히 입지를 다져놓은 투수들이다. 최소 7명의 고정적인 자리가 있고 나머지는 경쟁 체제로 움직인다. 하지만 나머지 자리가 모두 신인급들로 채워질 수 있을 정도로 김 감독은 실적에 관계없이 실력 우선주의로 경쟁을 붙이고 있다.
사실 지금껏 신인급 투수들이 투수 엔트리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의 특수 상황이 김 감독의 파격적인 결심을 낳고 있다. 김 감독은 "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류현진·박찬호에 양훈까지 1군 투수진에서 3명이 빠졌다. 그만큼 투수진이 약해졌다. 하지만 신인들에게는 기회"라며 "코치들과 의논해봐야겠지만 내 나름대로는 6명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 중에서는 장충고 출신 1라운드 우완 조지훈이 김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장성호를 내주고 롯데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국제대 출신 좌완 송창현도 일찌감치 김 감독의 눈에 들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충암고 출신 4라운드 좌완 이충호가 캠프에서 성장한 모습으로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아울러 4년차 우완 이태양과 2년차 사이드암 임기영도 가능성을 꽃피우며 1군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 감독은 이들 중에서 5선발 자리를 다툴 수 있는 선수도 나올 수 있다고 봤다. 5선발과 중간계투로 1군에서 중용받을 수 있는 자원들이다. 지난 몇 년간 전체 1라운드 유망주 유창식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신인급 투수가 없었던 한화에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 한화의 투수난과 함께 신인급 투수들에겐 아주 큰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물론 김 감독의 이 같은 발언에는 기존 투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의미도 있다. 신인급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기존의 투수들을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신인급 투수 5~6명을 1군 멤버로 고려하는 것만으로도 한화 투수진의 캠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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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