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깜짝 등장이었다. 전임 선수협 회장이자 최근 현역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손민한이 박재홍의 은퇴기자회견에 등장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박재홍은 25일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기자회견 중간 박재홍이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며 화제를 돌렸다. 예상치 못한 주제였다. 손민한의 이야기였다.
박재홍은 “최근 트위터에서 손민한에 관련해 강한 비판을 했었다. 비판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한 말을 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 친구가 잘못하고 그런 것에 대해 변명하는 것으로 보여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라면서도 “그 친구의 살 길은 열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손민한을 이 자리에 불렀다”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동병상련의 정이 있었다. 박재홍은 “나도 나이 들어서 1년이라도 더 선수생활 하려고 했는데 그 친구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면서 “복귀 여부는 팬들과 남아 있는 선수들이 판단할 몫이었지만 민한이가 항상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꼬리표는 떼 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불렀다”고 설명했다.
식장 뒤편에 있다가 박재홍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손민한은 “팬들과 선수들에게 전임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죄하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짧게 의사를 밝힌 손민한은 박재홍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행사장 밖으로 사라졌다.
박재홍은 “(손)민한이 기사에 악플이 많이 달려있더라”라고 가슴 아파한 뒤 “나무라고 꾸짖어주시는 건 좋은데 운동은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번 깜짝등장으로 손민한 복귀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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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