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의 룩 패스] '부상투성이' KGC, 현상유지의 원동력 '팀 플레이'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1.26 06: 59

안양 KGC인삼공사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에 엄청난 누수가 발생했음에도 현상유지(現狀維持,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이어감)를 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KGC의 리그 순위는 4위다. 19승 16패. 5할 승률을 조금 넘을 뿐이다. 디펜딩 챔피언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조금 부족한 모습이다. 하지만 KGC의 행보를 지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상범 KGC 감독은 오히려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오세근은 발목 부상으로 시즌 개막 전에 이미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수비자 3초룰의 폐지로 골밑 자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번 시즌을 준비하던 KGC에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다. 심지어 대체 자원인 김일두와 김민욱도 부상으로 떨어져 나갔다.

현재의 전력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선수층이 단 번에 얇아진 탓에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 보여줬던 풀코트 프레스(전면 강압 수비)는 기용 선수의 제한으로 인한 체력 저하로 사용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당연히 성적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특히 김일두와 김민욱이 모두 전력에서 제외된 시점부터 KGC는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달 초에는 6연패를 당하며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순위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중위권 혼전에 맞물려 4~5위에 머문 것이다. KGC의 가드 김태술은 "6연패를 당했을 때 6~7위까지 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연패에서 무너지지 않고 견딘 만큼 반전의 계기가 됐다. 연패를 끊자마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KGC는 선두 SK는 물론 2위 모비스까지 잇달아 격파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김태술은 "연패가 단합의 계기가 됐다. 원래 팀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팀이지만 위기에 처하니 더욱 단단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혹독한 일정이 KGC의 발목을 잡았다. 주축 선수들이 없는 만큼 체력 관리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에 있었던 4일 동안의 3경기는 최악의 일정이었다. 이상범 감독이 "고비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KGC는 잘 버텨냈다. 동부에 패배하기는 했지만 2승을 거둔 만큼 이상범 감독은 "만족한다. 선수들이 영리하게 버텨냈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승은 아니지만 분명한 상승세다. 어느덧 KGC는 5위와 승차를 벌리기 시작, 이제는 3위 전자랜드의 순위를 위협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이 특정 선수를 위시한 것이 아니라 팀 플레이에 있기 때문이다. 팀 플레이는 기복이 없는 만큼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상범 감독은 "우리는 개인 플레이 위주의 팀이 아니다. 팀 플레이에 익숙하다 보니 잘 풀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태술도 이상범 감독과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우리는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으로 움직인다. 수비는 물론 패턴 모두 마찬가지다. 게다가 서로가 경기를 하는데 있어서 절대 미루지 않고 있다. 내가 할 일은 반드시 하는 모습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있다"며 팀 플레이가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또한 양희종도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최현민과 정휘량이 궂은 일을 잘 처리하고 수비에 신경을 써준다. 쉼 없이 협력수비를 하는 등 열심히 하는 덕분에 내가 오히려 편해질 정도다"고 김태술의 말을 뒷받침했다.
이상범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기보다는 "위기일 수록 기본을 잘해야 한다.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기본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문 아닌 주문을 하며, 심지어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기본적인 것보다 우선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KGC 선수들도 이 점을 잘 지키고 있다. 분명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농구가 단체종목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력을 위시한 팀 플레이다. 그것이 KGC가 잘 나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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