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급구합니다”, 한 아마야구 초보 감독의 열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26 06: 48

“감독으로 내정된 뒤 학부모님들을 뵈었어요. 저를 믿고 아이들을 전학시키지 않겠다고 하시니 정말 열심히 해야지요. 많은 어린이들이 함께 뛸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코치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초보 감독으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새롭게 취임한 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단 두 명. 그러나 자신을 믿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마음에 그는 열의를 불태웠다. 인천 서림초등학교 신임 감독으로 취임한 송랑규 감독은 절박한 가운데서 더욱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정상호(SK), 이현승(두산, 현 상무), 송은범(SK) 등과 함께 동산고 재학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송 감독은 인천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재능있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젊은 감독이다. 2011년 소년체전 동메달과 인천고교배, 동산고교배 우승, 지난해 인천고교배에서는 서화초교의 준우승에 일조한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아 서림초교의 신임 감독으로 재직하게 되었다.

그런데 상황이 마냥 좋지는 않다. 감독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송 감독이 취임하기도 전에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것. 현재 서림초교에 남아있는 선수는 단 두 명이다. 장광호 LG 배터리코치, 과거 태평양의 톱타자를 맡았던 여태구, 두산 좌완 정대현 등을 배출한 야구부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송 감독은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함께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감독으로 공식 선임되기 전 남아있는 두 선수의 학부모들을 만나 자신을 믿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만큼 두 명 밖에 없는 선수단의 현재를 보고 발을 뺄 수 없다는 뜻이다. 팀으로 구색이 갖춰진다면 충분히 강팀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한다.
“선수가 두 명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제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되기 전 학부모님들을 뵈었는데 절 믿고 아이들을 타 학교로 전학시키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고 그만큼 저도 더욱 힘을 쏟아야 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절친한 동기생인 이현승도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돕겠다”라며 송 감독을 지지했고 인천 연고팀 SK의 조동화, 김강민, 박재상, 송은범 등도 힘을 보태고자 한다. “어린이들이 야구를 하다 보니 가끔은 아연실색할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그 경험을 통해 하루하루 배워가면서 쑥쑥 크지 않나. 이 직종을 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커다란 보람”이라며 새 팀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어린이들과 함께 꽃피우길 바라는 송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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