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을 떠난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장 고생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먹을 거리다.
한국 음식에 익숙한 선수들은 외국의 낯선 음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기 일쑤다. 물갈이가 심한 선수들은 체중 감소를 호소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음식을 맛있게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에서 운동 의욕이 생기기가 힘들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소화중인 KIA와 넥센 선수단은 그런 면에서 만족스럽다. 전지훈련지로 사용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파크에 주방이 없는 KIA는 올해 넥센으로 떠난 이강철 전 투수코치의 형수가 인근에 살아 점심과 저녁으로 한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이강철 코치 형의 집에 초대돼 식사를 대접받은 코치진이 형수에게 식사를 제공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 코치의 형수는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선수들이 먹을 점심 김밥과 저녁 식사를 직접 만들어 매일 배달한다.
KIA 관계자는 "처음 캠프 시작할 때 시범적으로 미국 선수들이 먹는 식단으로 점심을 제공했으나 선수들이 김밥이 더 낫다고 해서 계속 받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WBC에서 결승라운드에 진출해 미국에 오게 되면 우리가 먹는 곳에서 제공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식사에 대해 전했다.

넥센은 인근 지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이 저녁에 식당 직원들을 스프링캠프지로 데려와 넥센 선수들이 먹을 한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 점심은 텍사스 레인저스 캠프지에서 나오는 음식을 먹지만 저녁은 삼겹살에 상추쌈까지 다양한 한식이 제공된다.
먼 타국에서 다양한 손길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외국에서 먹는 꿀맛 같은 한식은 힘든 훈련에 지쳐 자칫 입맛을 잃어버리기 쉬운 선수들에게 힘이 나게 하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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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KIA 선수들에게 점심으로 제공되는 김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