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기혁 "수비는 자신, 타격만 되면 OK"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1.27 06: 36

올해 롯데 자이언츠 캠프에 참가한 내야수들의 눈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새로운 내야 자원들이 등장하고, 예전 주전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바로 포지션 경쟁자끼리 묶어 함께 훈련을 진행하도록 한 것. 가장 좋은 예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박기혁(32)과 문규현(30)이다. 박기혁과 문규현은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서 순환식으로 진행되는 훈련에서 한 조에 편성돼 경쟁자가 훈련하는 걸 서로 지켜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였던 전 주전 유격수 박기혁이 군 복무를 하는동안 주전은 문규현의 손에 넘어갔다. 문규현은 박기혁에 비해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2년 간 롯데 내야를 굳게 지켰다. 김 감독이 아직 주전 유격수를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박기혁은 2년 전과는 반대로 도전자가 돼 문규현이 차지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아야 할 입장이다.

상무나 경찰청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을 보냈기에 박기혁의 실전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박기혁은 퇴근 후 꾸준히 개인 훈련을 진행하며 몸을 만들어 왔다. 소집해제 후 지난해 말 팀에 복귀해서 실시한 펑고 훈련에서도 박기혁은 여전한 수비 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몸 상태다. 2년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기 때문에 갑자기 몸을 끌어 올리면 부상의 우려도 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박기혁을 입단 때부터 지켜봐 온 권두조(61) 2군 감독은 "캠프에 참가하는 것보다 차라리 국내에서 차근차근 몸을 만드는 게 낫지 않겠냐"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꾸준히 복귀를 준비해 온 박기혁은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박기혁의 첫 번째 임무는 수비 감각 되찾기다. 천부적인 감각으로 수비를 하는 타입의 선수인 박기혁은 "수비는 여전히 자신 있다. 실전에서 공을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몇 번 해보면 금방 적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박기혁이 걱정하는 건 몸 상태다. 그는 "공을 따라가는 눈이나 감각은 괜찮다. 그렇지만 다리가 못 따라갈까봐 걱정"이라며 "이번 캠프동안 하체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해서 몸이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박기혁이 문규현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타격 감각을 끌어 올려야 한다. 박기혁의 통산 타율은 2할4푼1리, 문규현 보다는 2푼 가량 높지만 확실하게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타격감 회복이 중요하다.
이에 박기혁은 "아직 투수가 던지는 공을 쳐 보지 않아서 타격감각이 어느정도인지 잘 감이 안 온다"고 걱정하더니 "이번 캠프에서 빨리 감을 끌어 올려야 한다. 타격만 된다면 걱정이 없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혁과 문규현의 주전 경쟁은 롯데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다. 누가 주전을 차지 하더라도 분명한 건 지난해보다 두터워진 내야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2년 만에 돌아온 박기혁이 자기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올 시즌 롯데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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