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지난 시즌과 똑같은 이벤트로 진행됐다. 왕년의 스타들이 출전한 대회서 분명 문제점이 발생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지난해 열린 첫번째 올스타전은 오랫만에 옛 스타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관중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준비를 많이 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도 똑같은 포맷이다. 팬들의 투표를 받아 선수들이 선발됐다. 큰 의미는 없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발됐다. 경기 내용도 비슷했다. 은퇴 후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해 힘겨운 플레이가 나왔다. 감동을 얻고 싶었지만 지난해 이미 모두 나왔기 때문에 변한게 없었다. 시즌 중 펼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똑같은 올스타전이 이뤄지면서 감동은 덜했다. 관중들의 반응로 미지근 했다. 당연하다. 지난해 이미 레전드들의 올스타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사 진행이라도 원활하게 이뤄졌어야 했는데 지루한 것은 지난해 보다 훨씬 더했다. 구태의연한 행사를 맛깔나게 진행하기 위해 MC들이 노력했지만 부족함이 많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강동희 감독은 특별 이벤트로 마련한 비행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키며 부상을 당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응급 치료를 받았다.
어설픈 진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덩크 콘테스트가 그 대상이었다. 방송 중계가 있는 가운데 시간이 지체돼 콘테스트 방식을 바꿨고 몇몇 선수들은 2라운드 기회를 박탈 당했다.
특히 서울 삼성의 대리언 타운스는 퍼포먼스가 허용되는 2라운드에서 음악 '강남스타일'에 맞춰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지만 할 수 없게됐다. 진행이 미숙한 이벤트 업체의 실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원래 진행될 올스타전도 아니었기 때문에 행사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될 것이라는 클럽댄스 파티도 30분을 채 갖지 못했다. 초대가수의 공연이 끝난 후에는 '복고음악'이 이어졌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젊고 어린 관중들인데 노래는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의 나이때에 어울렸다. 경기 중간에 치어리더들이 공연을 할때도 '빙글빙글' 같은 고전가요가 나왔다.

똑같은 이벤트를 하면서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의 의지도 줄어 들었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그러한데 관중들은 더할 수밖에 없다.
대중은 항상 변화를 원한다.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속에서 똑같은 행사가 계속된다면 외면할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의 경우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10주년이 된 지난해 2002년 당시 대표팀과 K리그 올스타간의 대결이 펼쳐졌다. 물론 2002년 대표팀의 대부분은 은퇴선수였다. 하지만 현역 K리거들과 경기를 펼쳤다. 배가 나온 것은 익살로 꾸몄다. 최용수(서울) 감독은 골을 넣고 뱃살을 드러내며 '뱃살텔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화제가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충분히 느꼈기 때문이다.
KBL도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멤버들이 경기에 나서는 방법이 있었다. 실제로 레전드 올스타 MVP를 수상한 SK 문경은 감독은 "4쿼터서 경기를 뛰는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멤버들이 뛰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1990년대 프로농구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기억을 되짚는 것은 좋다. 그러나 다시 채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똑같은 행사가 또 진행된다면 올스타전이라는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호재는 그저 각 팀들의 휴식기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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