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이보영의 설움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26일 방송된 ‘내 딸 서영이’에서는 3년 만에 독대한 이서영(이보영 분)과 이삼재(천호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영은 자신의 주위를 맴돌았던 삼재와 마주 앉게 됐고, 삼재로부터 “강우재(이상윤 분)에 무조건 빌라”는 말을 듣게 됐다. 서영은 어린 시절부터 늘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삼재의 모습에 울분이 터져 나왔다.
서영은 삼재에 “내가 그렇게 걱정됐으면 들키더라도 아버지 때문에 들키게는 안 해줬어야 한다. 우재씨 회사에 취직하면서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냐. 평생 나한테도 그러더니 아직까지 그런다. 잘 해보고 싶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왜 아버지는 항상 아버지 입장에서 사랑하냐. 내가 원하는 사랑은 안 주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왜 사랑이라고 하냐”고 원망했다.

서영은 “늘 아버지 행동이 자식들 위한 거라는 착각, 이제 제발 그만 좀 해 달라. 이제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고 이는 날카로운 비수가 돼 천호진의 가슴에 꽂혔다.
서영은 무능력하고 고집 센 아버지가 가족들을 힘들게 할 때마다 그 밑에서 잔혹하게 희생하고 견뎌냈다. 그리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 순간 뱉었던 거짓말이 이어지며 천륜을 끊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행동은 모두에게 오해를 샀다.
극중 위너스 그룹 딸인 강미경(박정아 분)은 자신의 조건을 보고 접근하는 남자들을 차단하기위해 자신을 고아라고 말했다. 이는 가족을 부정한 서영과 같지만, 미경조차 그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서영을 비난하고 있다.
우재의 상황도 마찬가지. 우재는 서영이 자신과 결혼하며 거짓말한 이유가 단지 돈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진짜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워하고 서영을 못 살게 구는 것으로 자신의 분노를 삭였다.
성재(이정신 분)만이 그런 우재에 “형은 너무 잘났다. 나처럼 초라해져 보면 다시 보이는 게 있을 텐데”라고 조언하며 어렴풋이 서영의 마음을 짐작하지만 호정(최윤영 분)과 강순(송옥숙 분)도 서영을 사기결혼으로 몰아가며 “근본 속인 며느리”라고 비난했다.
서영이 가족의 존재를 부정하고 천륜을 끊은 행동은 쌍둥이 동생 상우(박해진 분)조차 오롯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서영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는 그 누구도 서영에 쉽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상처받은 서영의 얼어버린 마음과 불가피 했던 선택이 오해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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