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의 포스트시즌 드림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러시앤캐시는 27일 인천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서 세트스코어 0-3(20-25, 18-25, 23-25)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러시앤캐시는 8승 11패(승점 23)로 2연패에 빠지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개막 초반의 부진을 씻고 강팀들을 연파하며 프로배구 4강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던 러시앤캐시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3, 4위인 LIG손해보험-대한항공(이상 승점 30)과 승점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물론 여전히 가능성은 있다. 승점 7점차는 맞대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호철 감독의 얼굴에도 여전히 특유의 개구진 미소가 남아있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대한 욕심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다 털털하게 웃었다. "사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담백하게 고백한 김 감독은 "이유를 하나하나 따지자면 다 이겨야하는 팀들이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버릴 건 확실하게 버리고 가겠다"고 모호한 답변을 했다.
김 감독의 모호한 답변은 역설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대한 갈망을 나타냈다. 초반 8연패에 빠지면서 극도의 부진을 달리고 있을 때는 미처 그려보지 못했던 4강 진입에 대한 꿈이 현실적인 가능성을 품기 시작하면서 냉정하게 경우의 수를 따져볼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4라운드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둔 지금, 5, 6라운드에 대한 대비책으로 "해 볼 만한 팀에는 확실하게 달라붙고 버릴 팀은 확실하게 버리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그러한 맥락이다. 해볼만한 팀과 총력전을 펼쳐 확실하게 승점을 쌓아나가겠다는 요량이다.
김 감독은 "이기려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서는 경기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못박으며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꿈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눈 앞에 주어지자 선수들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던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김 감독이 "선수들이 부담을 너무 많이 갖는다. 언론에서 관심을 꺼줬으면 좋겠다"고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진 이유기도 하다.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러시앤캐시는 여전히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판도 예측에 있어 변수이자 태풍의 눈 그 자체다. 과연 '김호철 매직'이 러시앤캐시의 포스트시즌 드림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을지, V리그 후반기 러시앤캐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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