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끼리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다 배탈났었거든요. 그런데 (유)희관이 형만 멀쩡했어요. 이 형은 정말 어디 다치는 걸 못 봤다니까요”.
지난 3시즌 동안 여러 부상들을 안고 뛰며 고역을 치렀다. 그만큼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새 시즌을 보내고 싶어 했고 룸메이트 1년 선배의 동반 성공도 함께 바랐다. 두산 베어스 중심타자 김현수(25)가 함께 전지훈련 숙소 방을 쓰고 있는 좌완 유희관(27)과 2013시즌 성공을 기원했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122경기 2할9푼1리 7홈런 65타점으로 분투했다. 그러나 2011시즌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기대하게 했던 김현수였음을 감안하면 짙은 아쉬움이 남는 성적. 여기에 시즌 개막 직전 손가락 부상에 허벅지, 허리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상들이 그를 괴롭혔다. 김현수는 신고 선수로 첫 해를 갓 보낸 2006년 마무리 훈련에서 딱딱한 펜스에 부딪히고도 멀쩡하게 제 플레이를 펼치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은 ‘금강불괴’의 유망주였다.

그만큼 김현수는 올 시즌이 ‘아프지 않은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아프지 않고 겪는 슬럼프라면 언젠가 스스로 넘을 수 있으나 부상이 겹친다면 감이 좋아도 제 플레이를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김현수는 자신과 절친한 선배이자 이번 전지훈련 룸메이트인 유희관의 내구력을 갖고 싶어했다.
“이 형은 정말 몇 년을 봤는데 다치는 걸 못 봤어요. 어디 아프다는 이야기도 잘 안 하고. 언젠가 친한 선수들끼리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희관이 형 빼고 다 배탈 났어요. 희관이 형만 멀쩡히 다니더라고요”.
중앙대 재학 시절 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불리며 2008 베이징 올림픽 1차 엔트리에도 승선했던 유희관은 아직 프로 데뷔 이후 1군에서 혁혁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무 2년차 시즌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0(2위)을 기록했을 정도로 2군에서는 탐 글래빈급 활약을 펼친 좌완이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좋고 넉살 좋은 성격인데다 수싸움 능력도 갖추고 있다.
2009년에는 2군에서 선발-계투를 오가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유희관이다. 그러나 그 때도 유희관은 “몸은 안 아파요. 다만 1군에서 제대로 못 던져서 마음이 아플 뿐”이라고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지금은 상무에서 구위를 향상시켰고 장점이던 제구력도 더욱 보완하면서 ‘개막 엔트리 승선도 손색없는 좌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현재 유희관은 두산의 롱릴리프 및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후보로 훈련 중이다.
“둘 다 같이 잘 되어야지요. 그리고 전지훈련에서 같은 방 쓰면서 안 다치는 희관이 형 기 좀 받으려고요”. 김현수는 전지훈련 뿐만 아니라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유희관의 금강불괴 기운을 받길 바랐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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