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00도루? 우리는 홈런을 그렇게 칠거야".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올해 한화의 팀컬러로 홈런을 앞세운 '빅볼'을 선언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김응룡 감독은 "다른 팀에서는 도루를 많이 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홈런으로 쳐서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150~200도루'를 목표로 하는 팀들을 이야기하자 "우리는 홈런을 그렇게 칠 것"이라고 팀컬러 방향을 살짝 내비쳤다.
사실 김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하더라도 기동력 야구를 중시했다. 김 감독은 "요즘 야구는 스피드가 떨어지면 안 된다. 빠른 선수들이 몇명 보이니까 이들을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시점에서 김 감독의 생각에도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빠른 발야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김 감독은 "글쎄, 여기 발 빠른 선수들이 얼마나 있는가. 발 빠른 선수들이 2~3명 정도 있어야 정상적인 라인업인데 말처럼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경기를 내보내봐야 알 것"이라며 "도루가 안 되면 쳐서 넘기는 것밖에 더 있겠나. 홈런으로 승부해야지"라고 말했다. 결국 스몰볼보다는 화끈한 빅볼로 한화답게 한 번 승부하겠다는 게 김 감독 복안이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자가진단이다. 한화는 주전 선수 중에서 빠른 발을 주무기로 하는 선수가 없다. 팀 내에서 가장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하주석·전현태·양성우·신석기 등은 주전이 보장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하주석의 경우에도 확실한 풀타임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1번타자 후보 오선진도 주력 자체가 빠른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장타로는 충분히 승부가 가능한 선수들이 있다. "더 많은 홈런을 치겠다"고 선언한 간판타자 김태균을 중심으로 2년 전 32홈런을 터뜨린 최진행 그리고 군에서 돌아온 김태완과 정현석도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중심타선 파워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클린업 트리오 김태균-최진행-김태완은 30홈런을 칠 수 있는 강타자들이다.
김 감독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발 빠른 선수들이 기대대로 1~2번 테이블세터가 되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팀 내에 발 빠른 선수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감독님께서 치고 넘기는 것을 강조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중심타선이 괜찮기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신 듯하다. 투수진이 아주 강한 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점수를 내서 이기는 방향을 잡고 계신다"고 전했다.
결국 한화는 1~2점으로 승부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1~2점을 짜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력이 약해진 투수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상대보다 더 많이 득점을 내는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 과거 한화처럼 선 굵고 화끈한 야구를 기대할`수 있는 대목. 승패를 떠나 올해 한화 야구는 호쾌하고 시원한 타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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