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아이덴티티 VS 아이엠 류, 대세들의 불꽃 접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28 08: 28

올 초 극장가는 유난히 연기파들의 대결이 돋보이는 가운데, 1월 말에는 '대세'들의 불꽃 접전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류승룡과 하정우다.
류승룡 주연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주말 3일간 무려 123만명(영진위)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개봉 5일만에 150만 고지를 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휴먼 드라마 중에서도 최고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기에 앞으로의 행보 역시 비상한 주목을 끈다.
하지만 최강 라이벌이 등장하며 보다 극장가는 보다 흥미로운 양상을 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전야 개봉을 확정한 '베를린'이 극장에 걸리는 것. '베를린'은 언론과 일반시사회 이후 폭풍같은 입소문으로 개봉 전부터 대작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두 영화는 휴먼드라마와 첩보물이라는 각기 다른 개성과 장르를 자랑하지만, 대세 연기파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공통점이다. 또한 배우의 캐릭터와 영화의 설정-분위기로 각각 '아이엠 류'('아이엠 샘'의 패러디), '하 아이덴티티'(본 아이덴티티의 패러디)라고도 불리고 있다. 그 만큼 할리우드의 재미와 감동 못지 않는 한국영화라는 의미도 있다.
이번 주 200만 돌파가 확실시 되는 '7번방의 선물'은 6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류승룡 분)와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패밀리들이 용구 딸 예승을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인 교도소에 반입(?)하기 위해 벌이는 사상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류승룡을 6살 지능의 딸바보 연기가 돋보인다.
극 중 용구로 분한 류승룡은 천사같은 마음씨와 해맑은 웃음을 갖고 있으며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것이나 잘 할 수 있는 말을 반복해서 하거나 특정한 숫자를 잘 기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절절한 부성을 담아냈다는 데서 숀 펜이 주연을 맡은 '아이엠 샘'이나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비견되기도 한다. 류승룡은 정신 연령이 낮은 인물을 연기하며 과장하고 희화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 아이덴티티'라 불리는 '베를린'은 '하대세' 하정우의 액션이 살아 숨쉬는 영화다.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미션을 그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인 이 영화는 하정우 외에도 류승범, 한석규, 전지현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드라마 부분에는 평이 갈릴지언정, '베를린'이 우리나라 액션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극 중 최고 실력을 지닌 북한 고스트 요원 표종성 역을 맡은 하정우는 태권도 격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절도 있는 맨몸 액션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극 중 악역인 동명수 역 류승범과 벌이는 들판 액션 신은 싸움신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예술을 보는 느낌으로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이 외에도 위험천만한 와이어 액션과 화려한 총격신 등으로 남성미를 폭발시킨다. 류승룡과 하정우, 둘 다 카리스마에 있어서는 뒤지지 않는 배우들인데, 류승룡이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면 하정우는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보는 이에게는 고민되는 선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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