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의 개혁을 주장하며 3번째 출사표를 던진 허승표(67) 피플윅스 회장의 축구 대권 꿈은 이번에도 실현되지 못했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정몽규 후보(15표)가 2차 결선 투표 끝에 허승표 후보(9표)를 6표 차로 누르고 차기 축구협회장으로 확정됐다.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 등 대의원 24명의 선택은 지난 20여년을 한국축구계를 이끌어 온 현대가 라인의 대표 주자, 정몽규 후보였다. 급진적인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한 것이었다.

허 후보와 정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각각 8표와 7표를 획득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석한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각각 6표와 3표를 얻은 가운데 허 후와 정 후보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하며 승부는 결선 투표로 넘어갔다. 그 결과 정몽규 후보가 15표를 얻어 차기 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1차 투표 때 4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9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한 허승표 후보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결과였다. 과반수를 얻지 못한 허 후보는 결국 결선 투표에서 김석한 후보와 윤상현 후보에 쏠렸던 9표 중 8표가 정몽규 후보 진영쪽으로 옮겨 가면서 당선에 실패했다. 내심 기대를 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표는 1표 뿐이었다.
이번이 ‘축구 대통령’을 향한 3번째 도전이었던 허승표 후보는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선거에 임했다. 그는 두 번째 도전이었던 지난 2009년 선거에서 범현대가의 지지를 받은 현 조중연 회장과 맞붙어 8표(18대10) 차이로 패했다. 비록 졌지만 적지 않은 지지표였다.
이어 최근 축구협회와 관련된 각종 비리들이 터져 나오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축구계 안팎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기도 했다.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개혁을 부르짖었던 허승표 후보의 꿈은 마지막 결선 투표에서 무너지며 끝내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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