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중장년층을 겨냥한 드라마를 속속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톡톡 튀는 드라마는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MBC는 지난 해 지상파 3사 시청률 꼴찌로 떨어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일단 새해 첫 출발은 좋다. 월화드라마 ‘마의’, 수목드라마 ‘7급공무원’,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동시간대 1위이며,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와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 역시 안정적인 시청률을 달리고 있다.
이 드라마들은 주원, 최강희 주연의 첩보멜로드라마 ‘7급공무원’을 제외하고 모두 중장년층을 겨냥한 드라마. 여기에 아직 방영되지 않은 드라마 역시 시청률 보증수표인 사극이나 통속극이 다수 배치돼 있다.

MBC는 오는 3월부터 오후 9시대에 사극 ‘구암 허준’을 편성해 KBS 1TV ‘9시뉴스’에 맞불을 놓는다. ‘구암 허준’은 1999년에 시청률 60%를 돌파했던 ‘허준’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자이자 ‘자이언트’, ‘빛과 그림자’를 통해 시청률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는다. MBC는 이 드라마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회 편성, 6개월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7급공무원’ 후속의 ‘남자가 사랑할 때’ 역시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치정멜로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현재 송승헌, 신세경 등 젊은 스타들의 출연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해 뚝배기 시청률 효과를 보여줬던 KBS 2TV ‘적도의 남자’ 김인영 작가가 펜을 잡아 묵직한 스토리를 그릴 예정이다.
‘마의’ 후속의 ‘구가의 서’ 역시 안방극장의 스테디셀러인 사극. 반인반수로 태어난 최강치가 사람이 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무협 활극이다. 물론 퓨전사극인데다가 주인공 역시 이승기, 미쓰에이 수지 등 호감형 스타들을 내세운 까닭에 작품 자체가 고루한 인상을 주진 않는다. 그래도 ‘마의’에 이어 잇따라 사극을 편성하며 시청률을 잡겠다는 MBC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올해 MBC 드라마 상반기 라인업을 살펴보면,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실험적인 작품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MBC가 지난 해 시청률 1등 탈환을 선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방송가의 중론이다.
사실 알려진대로 방송 시청률은 중장년층의 지지 여부에 좌우되고 있다. 때문에 MBC가 지금처럼 시청률에 전력을 다한다면,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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