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삼성 견제할 팀은 두산과 KIA"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1.28 17: 10

30년 역사가 넘은 프로야구는 수 차례 '왕조'가 세워졌다 무너졌다. 프로야구 초중반을 지배했던 해태왕조부터 시작해서 현대왕조, SK왕조를 거쳐 지금은 삼성이 왕좌에 굳건하게 앉아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만 따져 본다면 삼성은 최강팀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2000년 이후 우승만 5번에 준우승 3번으로 가장 많은 업적을 쌓아 올렸다. 그렇지만 삼성이 아직 이루지 못한 목적이 있으니 바로 3년 연속 우승이다.
3년 연속 우승은 그 시대 야구를 지배했다는 상징과도 같이 해석될 수 있다. 이제까지 3년 연속 우승에 달성한 팀은 1980년대 해태(1986~1989)가 유일했다. 전무후무한 4연속 우승을 달성한 해태는 타 팀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1990년대 들어 다른 팀들의 전력이 올라오며 해태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1996년과 1997년 다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밖에는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이 없다. 삼성 역시 2번의 2연속 우승(2005~6, 2011~2)만 있을 뿐이다. 이는 3년 연속 우승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사례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듯 강팀이라 해도 계속된 우승은 선수단에 피로감을 가중할 수 있으며, 경쟁팀들의 집중적인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과연 올 시즌 삼성의 예상성적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삼성은 시즌 시작 전부터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꼽혔고, 초반 부진을 딛고 압도적인 전력으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의 독주가 멈춰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사이판을 찾은 MBC 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올해는 삼성 혼자 우승후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3년 연속 우승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다른 팀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근거는 삼성 전력에 물음표가 많이 생겼다는 점.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선은 큰 변화가 없지만 삼성을 지탱했던 철벽 불펜진이 약해졌다. 허 위원은 "정현욱이 LG로 가고 안지만, 권오준이 수술을 받은 건 삼성 전력에 물음표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외국인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한 것도 꼽았다. 허 위원은 "삼성이 작년 10승을 한 용병 2명을 다 보내고 새로 데려왔다. 아무래도 전력에 물음표가 생긴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상위권 판도는 어떻게 흘러갈까. 허 위원은 "삼성과 두산, KIA가 3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 4강 팀들 가운데 하나는 의외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 대해 허 위원은 "검증된 용병 2명을 모두 잡은 데다가 타선도 짜임새가 있다"면서 "지난 해부터 착실히 준비를 해 온 두산이 우승후보가 될 만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KIA는 "가장 전력에 변수가 적다. 선발진은 최강이고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등이 작년보다는 더 잘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허 위원은 3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SK, 롯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봤다. "SK의 올해 성적은 새 용병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 허 위원은 "롯데 역시 아직은 물음표가 많다. 캠프에서 얼마나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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